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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의대생 2명 중 1명은 '언어폭력', 성희롱 · 성차별도 심각

여학생의 58.7%가 '전공과 선택에서 제한 · 차별' 경험

의과대학 학생 10명 중 5명이 언어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학생의 경우 37.4%는 성희롱 · 72.8%는 성차별적 발언 · 58.7%는 전공과 선택에서 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권의학연구소(이하 연구소) ·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의과대학 · 의학전문대학원학생 1,76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 심층 면접을 통해 진행한 '의과대학 학생들의 인권상황 실태 조사' 연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고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전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의 49.5%가 '언어폭력'을 경험했고 △16%는 '단체기합 등 신체적 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60%는 모임 · 회식에서 '음주 강요'를 경험했다.

여학생의 경우 △37.4%는 '성희롱' △72.8%는 '성차별적 발언'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과 선택에서 제한 · 차별'을 경험한 여학생은 58.7%로 남학생보다 3.3배가 높았다. 

연구소는 "특정 과에서는 여성을 선발하지 않는 전통을 학생에게 공언하고 있어서 여학생의 박탈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며, "주요 가해자는 △병원 실습을 하는 고학년에서는 교수 △저학년에서는 선배 · 교수였다."고 언급했다.   

폭력 · 강요 · 성차별 · 성폭력 등을 경험한 학생 중 불과 3.7%만이 대학 · 병원에 신고했으며, 신고하지 않은 주요 이유는 △'신고해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 △'신고 후 이미지 · 진로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 두려워서'인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소는 "대부분 신고 결과에 만족하지 못했다. 학교 차원에서 가해자 처벌 등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를 비난하는 등 2차 피해를 경험했기 때문이다."라면서, "학교 당국은 학교 이미지를 위해 문제를 덮기에 급급해서 피해자 보호는커녕 가해자 처벌조차 거의 없었다. 특히 대응 매뉴얼조차 없는 체계도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실태 조사에서는 교내 권위주의 문화가 확인됐다. 동문회 · 향우회 · 동아리 · 신입생 OT · 본과 진입식 등 의대 내 전통 의식이 의대의 권위주의 문화를 확대 · 재생산하는 셈이다.

폭력 · 강요 · 성희롱 · 성차별 등 부당한 대우는 피해 학생의 정신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특히 여학생의 경우 남학생보다 우울 증상을 더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의료기관에서 발생하는 폭력과 같은 인권침해는 위계질서 · 조직문화 폐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병원에서 실습 중인 의대생은 그 구조상 가장 취약한 위치에 있다. 그러나 의사 · 전공의가 아니라는 이유로 예비의료인인 의대생의 인권 보호 관련 법 조항은 전혀 없는 실정이다."라면서, "국가인권위원회는 현재 추진 중인 의료법 · 전공의법의 개정을 검토하고, 실습 중인 의대생 및 병원 교수에게 수업받는 의대생의 인권 보호 사항을 추가하도록 권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인권의학연구소 · 국가인권위원회는 오는 23일 오후 2시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의과대학 학생들의 인권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본 토론회에서는 △의과대학 학생들의 인권상황 실태조사 연구진이 실태조사 결과 · 인권개선 방안 주제로 발제에 나서며 △토론 1에서는 대한의과대학 · 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및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표자가 '의과대학 학생들의 인권상황' △토론 2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 · 교육부 · 보건복지부 담당자가 '의과대학 학생들의 인권개선방안' 주제로 인권 개선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