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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칼럼] 건정심 개선방향 어떻게 해야 할까?

경기도 의사회장 이동욱

요즘 국회에서 건정심 개편 정책세미나가 개최되는 등 건정심 개편과 관련한 사회적 논의가 뜨겁고 필요성도 절실하다.
하지만 대다수 참석자들이 건정심 문제의 본질은 외면한 채 피상적이고 형식적인 말잔치만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무용한 건정심의 개선에 대한 기대는 절망적이다. 

건정심 개선방향 즉, 건정심 치료책은 현재 건정심 문제점과 현 주소에 대한 정확한 진단에서 해결책을 찾아볼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이 바른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렇다면 현재 건정심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첫째, 건정심은 민주국가에 존재하는 의결기구임에도 ‘민주적 정당성’을 찾아 볼 수 없다는 치명적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건정심에서 통과되었다는 것은 공급자에게 정책 통보와 강행의 수단일 뿐 그 어떤 정당성이나 민주적 권위를 가지지 못하고 있다.
건정심이 의결기구임에도 실제 회의에서는 북한 최고인민회의처럼 어차피 표결이 의미가 없는 구조이고 따라서 의결기구인 건정심에서 표결이 실제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표결을 거의 하지 않는 이유는 표결은 하나 마나 의미없다는 것을 참석하는 위원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드물게 표결을 하는 경우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표결절차처럼 정책을 강행하기 위한 요식절차에 불과하다. 

그냥 정부 마음대로 강행하면 되지 과정을 거친다고 민주적 정당성이 획득되는 것도 아닌데 북한 최고인민회의처럼 왜 굳이 건정심이라는 하나마나한 요식 절차를 매번 거치는지 모르겠다. 

건정심에서 통과되었다는 정부의 통보는 정책 강행에 있어 그 어떤 민주적 정당성을 가지지 못하며 공급자가 건정심의 결정사항을 반대하고 투쟁한다고 해서 어떤 회의 결과 불복도 성립하지 않는다.  
따라서 지금까지 대한민국 의료에서는 의사들은 투쟁을 입에 달고 살고 건정심에서 통과해도 의사들은 정책 일방 강행에 대해 오히려 분노하고 투쟁을 하는 후진국형의 소모적 일이 반복되고 있다. 

건정심 통해서 진행해도 김정은이 그냥 강행하나 최고인민회의 통해서 강행하나 사람들이 똑같이 느끼는 바와 같다는 것을 복지부는 부끄럽지만 알아야 한다.

결국 현재의 건정심 구조라면 건정심 내에서의 공정하고 결과에 승복할 수 있는 의사결정이 불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에 의료계로서는 극단적 투쟁 밖에는 사실상 의사 표현의 길이 없고 정부가 힘의 논리로 현재와 같이 밀어붙이기식의 정책을 반복한다면 결국 쿠바, 북한과 같은 동기상실의 의료의 질저하와 파국이 불가피하다

대한민국 건강보험정책의 최고 기구라는 건정심을 지금처럼 북한의 최고인민회의와 같은 형식적 기구로 운영할 것인가? 아니면 해당 결정에 누구나 승복하는 민주적 정당성을 가지는 진정한 논의와 문제해결의 장으로 운영할지가 근본적 개선과제이다.  

그런 근본적인 결단이 없다면 건정심 개혁이라는 조삼모사의 말장난은 정부든, 시민단체든, 학자든 그만 두는 것이 낫다. 
현재와 같은 건정심이라면 해체하고 정부하고 싶은대로 하는 것이 비용대비 효과적이다.   

둘째, 건정심의 문제점은 권한을 초월한 초헌법적인 월권의 기구라는 점이다.  
수가와 의료공급 조건의 문제는 공단과 공급자의 협상의 문제이지, 지금처럼 건정심에서 다루어지는 것은 포퓰리즘이다. 

건강보험비를 얼마를 낼 것인지의 건강보험요율의 문제와 건보의 보장율 문제는 분명 건보공단과 건보가입자인 국민 사이의 문제이지 공급자가 개입하거나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수가와 의료 공급 조건의 문제는 건보공단과 공급자인 의사의 협상과 계약의 문제이지, 건보가입자나 공익위원이 현재처럼 공급자인 의사들에게 직접 요구하거나 강제할 내용이 전혀 아니다. 

건보가입자나 공익위원은 건보공단에 끊임없이 요구할 권한이 있을 뿐이지 민간의료기관에 강요할 권한이나 어떠한 근거도 없다. 

의료보험비를 내었다는 주장도 보험비를 낸 것은 공단이지, 의료기관에 낸 것이 아니다. 

사보험의 경우 사보험 가입자가 보험료나 보험의 혜택 문제에 대해서 의료기관에 와서 따진다면 그것만큼 어처구니 없고 비상식적인 일이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하지만 건정심에서 그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포퓰리즘의 이름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다.
 
수가와 의료공급조건의 문제는 개별 공급자와 공단이 협상하고 결렬되면 법원과 같은 객관적 기구로 갈 문제이지, 건정심에서 불공정한 구조에서 다루어질 사안이 아니다.

의협이 건정심을 탈퇴한지도 벌써 6개월이 넘었지만 아무런 일도 없는 듯 건정심이 운용된다는 사실이 바로 건정심의 일방성의 본질과 민망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증거이다. 의협의 의사표현의 방식은 현재로서는 투쟁 밖에는 사실상 없는 것이다. 
북한의 최고인민회의와 같은 현재의 건정심은 이미 민주적 정당성과 권위를 상실한 기구이다.

민주적 정당성을 상실한 건정심을 그대로 북한최고인민회의처럼 정책의 시녀기관으로 포장 운영하며 대한민국 의료의 모든 문제를 결국 건정심이 아닌 투쟁이나 파국의 거리 광장에서 해결하는 일을 앞으로도 반복할지 건정심을 선진화된 갈등 해결 시스템에 의한 민주적 정당성과 권위를 가진 합리적이고 문제해결, 조정의 기구로 운영할지가 바로 건정심 개선의 근본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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