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파업 기간 동안 사망자 수 '감소'

의료정책연구소, 이유는 '예정 수술' 취소 때문

의사 파업 기간 동안 사망자 수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예정 수술(elective surgery)취소 때문인 것으로 추정됐다.

의료정책연구소가 10월초에 발간한 워킹페이퍼 '국내･외 의사 단체행동 현황과 시사점'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의료정책연구소는 의사의 파업이 국민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전 세계 7개 파업 사례를 대상으로 9개 논문을 분석하여 의사 파업이 국민의 건강과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1976년 1월부터 2월에 걸쳐 약 5주간 미국 로스엔젤리스(이하 LA)에서 의사파업이 발생했다. 당시 LA 파업을 대상으로 사망률의 변화를 분석한 연구는 총 3개가 있다.

James(1979)는 당시 LA　파업으로 인해 약 31~132건의 사망자 수가 감소하였고, 약 55~153건의 사망이 예방되었는데, 이러한 차이의 원인에 예정 수술(elective surgery)취소가 기여한 것으로 추정했다.

Roemer & Schwartz(1979)는 LA 파업 기간 동안의 사망률의 변화를 측정하였는데, 사망자 수는 파업 1주차 21명/인구10만 명, 6주차 13명/인구10만 명, 7주차 4명/인구10만명으로 감소했다. 이는 파업 전 5개년도와 비교하였을 때에도 낮았다. 그러나 파업이 종료된 후 예정 수술들이 개시되었을 때 사망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Roemer(1981)는 1976년 파업 종료 2주 이후의 사망증명서를 통해 파업으로 인한 사망자 수 변화를 추정했다. 그 결과 전년도인 1975년 동일 기간보다 최소 90건 이상의 사망자 수가 더 많았다. 이는 수술로 인한 것이었다. 반면, 일반적으로 인구의 건강지표로 활용되는 영아사망률의 경우 파업기간과 파업 전년 동일기간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파업 기간 동안의 사망자 수 감소에 예정 수술이 실시되지 않은 것이 기인하였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전공의 파업의 경우에서도 응급실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999년 5월 5일부터 6월 22일까지 스페인의 일개 대학병원의 가정의 전공을 제외한 모든 전공의들이 9차례에 걸쳐 비연속적인 24시간 파업을 시행했다. 

Salazar, Corbella, Onaga, Ramon & Pallares(2001)는 1999년 5월 5일부터 6월 22일까지의 스페인 바르셀로나 Bellvitge 대학병원 응급실 입원환자 데이터를 이용하여 파업이 환자의 건강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를 분석했다.

이들은 9일간의 파업기간과 12일간의 정상기간과를 비교하였으나 전공의 파업이 응급실 사망률에 영향을 미쳤다는 어떠한 근거도 발견하지 못했다. 전공의 파업 당시 전공의보다 오히려 더 숙련된 의사들이 대체인력으로 활용되었기 때문에 사망률에 변화가 없었다는 주장도 일부 있었다.

◆ 의사 파업하더라도 응급실 등 진료 유지…거부한 경우 응급상황 사망률 높아

대부분 해외 의사파업 사례에서는 비록 의사가 파업을 하더라도 응급실이나 위급환자를 진료해야 하는 부서는 진료를 계속해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파업기간동안 응급상황 진료를 거부한 경우 사망률은 높게 나타났다.

Bhuiyan & Machowski(2012)는 2010년 8월 18일부터 9월 6일까지 20일 동안 남아프리카공화국 한 주의 Polokwane 병원 사례를 통해 파업 전후 사망률 차이를 분석했다. 파업기간 동안의 총 사망률은 파업 전인 정상기간 보다 약 18% 감소했으나, 응급상황인 경우의 사망률은 파업 기간이 정상 기간보다 약 67%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의 원인에는 파업 기간 동안 의사는 물론 간호사도 참여하여 진료를 거부 하였고, 550만 인구 지역에 파업 기간 동안 진료를 하는 병원이 단 1개에 그쳤기 때문이었다는 보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