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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 오진한 의사 3명 구속…유감 표명하는 의료계

"의사 구속 시 누구도 소신 있는 의료행위 하기 힘들 것"

10월 2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2013년 5월 발생한 8세 어린이 사망 사건과 관련하여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S병원 응급의학과 과장 A · 가정의학과 전공의 C에게 금고 1년 △소아청소년과 과장 B에게 금고 1년 6개월을 각각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성남지원은 흉부 X-ray에서 흉수를 동반한 폐렴 소견을 A · C가 인식하지 못했고, B는 X-ray 사진을 확인하지 않았으며 같은 병원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흉수를 동반한 폐렴 소견'이라는 보고서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법원 선고에 대해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29일 성명을 통해 이 순간에도 환자 안위를 위해 노력하는 수많은 의사를 잠재적 수형자로 규정하는 판결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대전협은 "법원은 불완전성이라는 의학적 특수성에도 고의성 없는 의료인 과실에 대해 법적 자유형을 구형했다."면서, "생사의 갈림길에 선 환자를 돌보며 질병 최전선에 있는 전공의들은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이번 판결에 두려움 · 참담함을 느끼고 있다. 떠나보냈던 환자 및 유가족의 아픔을 잊지 않고 똑같은 시행착오를 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 · 수련하는 우리에게 이제는 감옥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서 "이제 대한민국은 전공의가 수련하기에 위험한 곳이 됐다. 생명을 다루는 업을 택한 스스로에 대한 깊은 회의 · 자조를 겪는 대한민국 전공의를 대표해 본 회는 이번 판결에 대한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면서, "의료인 과실에 대한 형사처벌이 반복된다면, 중환자 · 응급환자를 진료하는 필수의료 과목 선택에 있어 전공의 기피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이다."라고 했다.

중환자실 · 응급 및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환자를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전공의들의 안전이 담보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도 위험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금고 1년 형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 중인 의사는 당시 가정의학과 전공의 수련을 시작한 지 3개월이 된 상태로, 응급실 당직을 서고 있었다. 대전협은 "횡격막탈장 발생빈도가 드물다는 점을 고려하면, 흔치 않은 질병을 자체 판단으로 진단 · 치료하는 과정은 더욱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이런 아픔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모든 환자가 안전한 환경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의학적 한계를 보완하지 못했던 시스템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이 뒤따라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같은 날 한국여자의사회(이하 여자의사회)도 진료의사 3명 전원을 법정구속한 재판부의 판결 재고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여자의사회는 "이번 판결은 의료 행위 결과가 나쁜 사안을 의사를 구속하고 강하게 형사 처벌하여 해결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유감스러운 판결이 아닐 수 없다. 의료행위는 그 본질상 불확실성 · 고도의 난이성을 가지고 있으며, 숙련된 전문의가 진료한다고 해도 의료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그런데도 의료행위 결과가 나쁠 때마다 의사를 구속 · 형사처벌한다면 누구도 적극적이고 소신 있는 의료행위를 하기 힘들 것이다."라고 했다. 

타 전문직 종사자 · 사람 생명과 관련한 업무에 종사하는 직업인과 비교할 때, 의사들이  업무상과실치사로 처벌되는 사례가 훨씬 더 많고, 민사상 손해배상을 하는 경우까지 고려하면 의사들은 항상 분쟁에 휘말릴 위험성을 안고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여자의사회는 "대한민국 의사들은 아직도 전쟁터 같은 의료현장에서 책임감 · 소명의식을 갖고 환자 곁에서 최선을 다하며, 환자 결과가 나쁠 수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환자 곁을 지키고 있다. 이러한 어렵고 척박한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진료 후 나쁜 결과가 있을 때마다 의사를 구속 · 형사처벌한다면, 의료 일선에서 적극적이고 소신 있는 진료를 할 의사는 더욱 줄어들 것이고 의사의 방어 진료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생명을 직접 다루는 중환자실 · 응급실 · 분만실 등에서 더욱 뚜렷이 나타날 것이 분명하다고 경고했다. 또, 이러한 현실이 궁극적으로 한국 의료체계를 위축시키고 국민 건강권에 막대한 악영향을 줄 것은 명약관화하다고 했다.

여자의사회는 "고의성 없는 의료사고에 대해서는 의료인의 책임을 면제하거나 민사책임으로만 제한하여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면서, "상기 판결은 환아의 생명 · 건강을 보호하는 의료 최전방인 소아응급영역 등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의사들에게 환자가 나빠지면 언제든지 수감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판결로, 대한민국 의료 현실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히 크다."라고 했다.

여자의사회는 상기 판결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이 같은 문제점을 재고해 줄 것을 사법당국에 요청했다. 여자의사회는 "의사들이 형사처벌에 대한 불안 없이 적극적이고 소신 있는 진료를 할 의료 현실을 정부 · 보건복지부가 구축해야 한다."라면서, "이러한 요청에 대한 사법당국 · 정부 · 보건복지부 움직임에 대해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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