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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대리수술로 홍역 치르는 국립중앙의료원, 원장 사퇴요구 불거져

김순례 의원 "낙하산 기관장 무능함에 분노…사과 정도로 안 돼"

국립중앙의료원(이하 의료원)에서 마약 관리 부실 · 대리수술 등 다사다난한 사건 · 의혹이 발생하면서, 의료원 정기현 원장을 향해 책임지고 사퇴하라는 국회 주문이 이어졌다.

24일 열린 의료원 대상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비례대표)은 정 원장을 코드 인사 · 낙하산 기관장이라고 명명하며, 그건 벌어진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종용했다.

금년 의료원에서는 △2월에는 간호사가 본인 차량에 마약류 의약품을 보관하다가 자진 신고했고 △4월에는 국립중앙의료원 화장실에서 남자간호사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10월에는 의료기기 회사 사장 · 직원의 대리수술 의혹이 불거졌으며 △같은 달 직원이 독감 예방 백신을 불법으로 대량 구매해 병원 밖에서 투약한 사실이 확인됐다.

김 의원은 "자질 · 능력이 없는 자체가 없는 코드 인사 · 낙하산 기관장의 무능함에 대해 국민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움 ·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소박한 동네 병원장인 사람이 현 정권의 최측근으로 대통령과 친하다는 이유로 기관장이 되면서 충격적인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라면서, "대국민 사과 정도로는 안 된다. 사퇴하라. 능력 없는 사람이 왜 그 자리에 앉아 있는지 의문이다. 사태를 책임지는 모습이 안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남자간호사 사망 사건과 관련하여 5월 2일 서울중부경찰서는 마약이 아닌 골격근이완제 '베쿠로늄' 중독을 사인으로 발표했다. 그런데 김 의원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에 부검감정서를 의뢰해 확인한 결과, 현장에서 발견된 주사기 2개에서는 베큐로늄과 마약류 '페티딘'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혈흔이 묻은 마스크 및 모발 · 혈액에서도 로라제팜 · 졸피뎀 · 펜타닐 · 옥시코돈 · 히드로코돈 등 다양한 종류의 마약류 의약품이 검출됐다.

김 의원은 "의료원에서는 해당 사건이 언론에 자꾸 비치니 불편한 마음에 경찰 수사로 넘기고 아무런 입장 표명 없이 수개월간 은폐하려 했다."라면서, "남자간호사가 마약 투약으로 4월 16일에 사망했다. 그런데 이틀 뒤인 18일에 보건복지부 국장 · 과장 및 서울대병원 원장 · 교수와 삼청동 고깃집에서 술 파티를 했다. 직원이 죽었는데 술 파티를 한 것은 부도덕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김 의원은 "정 원장은 남자간호사 사망 사건 수습을 뒤로한 채 전남에 내려가 6 · 13 지방선거 지원 술자리에 참석했다. 이후 정 원장의 셀프 무릎 사과 사건으로 보건복지부 과장이 대기발령을 받는 일이 있었다."라면서, "정 원장은 대통령 최측근이자 더불어포럼 창립 멤버로, 이 같은 정권 실세 · 권력을 이용해 국과수 · 서울중부경찰서에 압력을 넣었다는 합리적 의심이 돌고 있다. 국과수 부검도 법의관이 아닌 촉탁의가 진행했다. 부검감정서에 따르면 △혈액에서는 3가지 종류 이상 △모발에서는 8가지 종류의 마약류 의약품이 검출됐다. 즉, 철저히 은폐한 것이다."라고 했다.

의료원은 5월 4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남자간호사 사망 사건 · 마약류 의약품 보관 부실 등 그간 일어난 사건에 대해 해명했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기로 예정된 정 원장이 불참하자 이종복 진료부원장은 "이 자리에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원장참모인 내가 건의했다. 정 원장은 이 건 외에도 보건복지부 (무릎 사과) 사건, 낙하산 인사 논란에 얽힌 상태로, '만일 이 자리에 원장님이 오시게 되면 그러한 점이 더 부각되어서 본원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될 수 있다'라고 원장에게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 의원은 "바지 병원장인지? 참 가관이다."라면서, "취임 이후 강력한 마약류 의약품 관리를 시행했다면 나이도 어린 남자간호사가 화장실에서 마약류 중독으로 생명을 잃지 않았을 것이다. 사건 발생 후 사후 조치에 앞장서기보다는 국민 · 언론 뒤에 비겁하게 숨어버리는 기관장 모습이 처참하다. 사퇴하라"라고 거듭 주문했다.

간호사가 본인 차량에 마약류 의약품을 보관하다가 자진 신고한 사건과 관련하여 의료원에서는 2월 7일 내부감사를 통해 마약류 관리 부실로 인정했다. 이와 관련하여 5월 4일 의료원 기자간담회에서 이종복 진료부원장은 "정 원장은 이 같은 사실을 간호사 사망 전까지 알지 못했다. 만일 사망하지 않았으면 단순히 감사 건으로만 넘어가고 수사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최근 취임했기 때문에 사망 사건이 발생하면서 전에 발생한 사실을 인지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는 전 집행부로부터 이어진 마약류 관리 소홀을 정 원장 부임 이후에 그대로 내버려 뒀다는 방증이다. 그때까지 원장이 몰랐다면, 부하 직원들이 보고를 안 하고 속인 것이다. 상황조차도 판단을 못 하는 무능한 원장은 사퇴해야 한다. 원장을 포함해 부원장 · 기조실장까지 모두 의료원에서 일할 자격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10월 3일에는 의료원 건강증진예방센터 직원이 9월 18일에 550개의 독감 예방 백신을 불법 구매하여 다수의 직원에게 배부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 의원에 따르면, 백신 구매 의사를 보인 103명의 직원 중 한 직원이 구매를 주도했고, 독감백신인 SK케미칼 스카이셀플루 550개를 825만 원에 대량으로 구매했으며, 이 중 23명은 의사 처방전도 없이 의료기관 밖에서 투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550개 백신 중 126개는 이미 접종이 완료돼 회수하지 못했고, 424개는 회수된 상황이다. 

김 의원은 "내부감사 전에는 백신 구매자를 50명가량이라고 했는데 내부감사 결과 103명으로 늘어났다. 의료법 · 약사법을 위반하여 독감 백신을 재판매 · 투약했다. 원장의 부도덕함과 측근을 팔아먹는 무지로 인해 근무 기강이 무너지고 도덕적 해이가 난무하고 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기현 원장은 "사건이 일어난 것은 맞지만 그 안의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게 많다. 남자간호사 사망과 관련해서는 약물투여라고 인지한 순간 바로 경찰 수사에 넘길 수밖에 없었고, 은폐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사망으로 인해 의료원 내 마약 관련 사건에 의심을 가졌고, 간호사의 의약품 개인 소지 건과 관련해 2015년부터 이뤄진 감사자료가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 그간 감사자료를 살피고, 자체 감사로는 안 된다고 판단하여 감사 문제점을 6가지로 작성해 보건복지부와 감사 의뢰에 대해 의논했다. 은폐는 추호도 없다."라고 해명했다.

정 원장은 "직원이 사망한 날 술자리를 가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사과하겠다. 내가 실세라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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