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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건선 치료의 진화, ‘인터루킨-17A 억제제’가 한몫!!

라스 아이버슨 교수, “관절염 동반했다면 ‘세쿠키누맙’이 최상의 선택”

과거 단순 피부질환으로만 생각해왔던 건선이 최근에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알려지며, 그 질환이 가지는 중대성과 환자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재평가되기 시작했다.


치료제 역시 가시적인 증상 발현 부위에 약물을 도포하는 단순한 치료법에서 염증반응에 관여하는 특정 사이토카인을 타겟으로 하는 생물학적 제제의 전신치료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건선 질환의 중대성과 환자의 삶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을 인정하며, 산정특례제도를 통해 중증 환자에서 값비싼 생물학적 제제 치료접근성을 개선한 바 있다.


또한 최근에는 ‘인터루킨-17A’이라는 특정 사이토카인이 건선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지며, 이 물질을 타겟으로 하는 치료제가 개발되어 건선 치료에 큰 발전을 가져왔다.


이에 메디포뉴스는 지난 19일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교 피부과 라스 아이버슨(Lars Iversen) 교수를 만나 건선 치료에서 생물학적 제제의 발전 현황, 그리고 가장 최근 밝혀진 인터루킨-17A 타겟 치료제의 기전적 특징과 최적의 건선 치료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또한, 건선과 함께 동반되는 건성관절염과 치료가 어려운 손발톱, 두피 등에 발현된 건선 치료전략, 그리고 건선 치료 분야의 남은 과제 등을 알아봤다.


한편, 라스 아이버슨 교수는 현재 덴마크피부과학회(Danish Dermatological Society) 의장으로 역임 중이며, 국제건선협회의(International Psoriasis Council) 이사회 위원, 건선 및 건선성 관절염 연구/평가 그룹 GRAPPA (Group for Research and Assessment of Psoriasis and Psoriatic Arthritis) 회원, 피부과학회지(Experimental Dermatology) 편집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건선 치료에 생물학적 제제 등장, PASI50에서 PASI100까지 기준을 높이다


전 세계적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건선의 중증도 평가지표는 ‘Psoriasis Area and Severity Index (PASI)’이다. 라스 아이버슨 교수는 생물학적 제제의 발달은 건선 치료의 평가기준을 한층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10~20년 사이 생물학적 제제에 급격한 발전이 있었으며, 최초로 개발된 생물학적 제제는 더 이상 사용이 되지 않을 만큼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PASI50이라는 기준을 치료 목표로 잡으며 기저치 대비 50%의 치료 향상을 꾀했다면, 이후 더 나은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현재는 PASI75가 기준이 되었고, 가장 최근에는 PASI90, PASI100까지 그 기준이 높아져 일부 국가의 가이드라인에서는 PASI90 정도는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의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 아이버슨 교수는 가장 최근에 건선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진 ‘인터루킨-17A’를 설명하며, 생물학적 제제의 개발 배경으로 거슬러올라갔다.


그는 “30여년 전까지만 해도 건선은 피부세포작용으로 인한 질환으로 생각했지만, 치료과정에서 사이클로스포린 제제가 듣는 것을 보고 면역체계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착안, 결과적으로 면역질환으로 결론짓게 됐다”고 말하며, “따라서 인터루킨과 같은 사이토카인이 이 질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초장기 연구자들은 건선이 주로 TH1에 의해 유도되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추후에는 TH1이 아닌 TH17에 의해 유발되는 질환임을 알게 됐으며, 이 TH17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사이토카인이 인터루킨-17A임을 알게 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같이 생물학적 제제의 발전은 차근차근 그 질병의 기전을 밟아가며 발전했으며, 결과적으로 TH17에서 가장 많이 생성하는 인터루킨-17A를 억제함으로써 건선의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초의 인터루킨-17A 억제제 세쿠키누맙, 기존 제제 대비 치료 속도 및 효과 향상


현재까지 개발된 건선의 생물학적 제제는 여러 종류가 있다.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단계별 타겟 설정에 따라 그 효과와 안전성 또한 차이가 있다.


라스 아이버슨 교수가 작년 11월 발표한 ‘Old and New Biological Therapies for Psoriasis’ 리뷰 논문에는 이제는 사용되지 않는 최초의 제제부터 2017년 6월까지 미 FDA에 등록된 모든 생물학적 건선 치료제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이 중 ‘세쿠키누맙’은 인터루킨-17A의 억제가 건선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낼 것으로 예측한 후 개발된 최초의 치료제다. 또한 ‘세쿠키누맙’은 건선뿐 아니라 건선 환자의 30%가 겪고 있는 동반질환인 건선관절염 치료에도 효과를 입증한 치료제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3상 임상연구에서 세쿠키누맙 치료로 건선 환자의 75.9~86.7%는 12주차 PASI75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TNF-α 억제제인 ‘에타너셉트’와 인터루킨-12/23 억제제인 ‘우스테키누맙’과의 헤드 투 헤드(Head–to-Head) 연구를 통해 우월성을 입증했다.


이런 결과들을 바탕으로 라스 아이버슨 교수는 논문에서 “세쿠키누맙은 기존의 생물학적 제제들과 비교해 더 빠른 치료반응을 보였으며, 매우 효과적인 약물로 ‘우스테키누맙’과 비교해 PASI90과 PASI100 반응률이 높게 나타났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인터루킨-17A 억제제 치료 전략, 관절 증상 동반 여부가 주요 포인트!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선 치료에 있어 인터루킨-17A 타겟의 중요성이 밝혀진 이후 같은 기전의 약물이 개발되어 이미 출시되었거나 연구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대해 라스 아이버슨 교수는 “같은 기전의 약물 선택 시 고려해야 할 가장 주요한 쟁점은 ‘관절 증상’의 동반 여부”라고 강조했다.


현재 ‘세쿠키누맙’과 ‘익세키주맙’의 가장 큰 차이점은 건선관절염의 적응증 여부이기 때문이다.


라스 아이버슨 교수는 “세쿠키누맙의 경우 건선관절염에 확실한 치료효과가 있다는 탄탄한 연구결과를 가지고 있으며, 기존 생물학적 제제들과 비교해도 건선관절염에서는 세쿠키누맙이 가장 최상의 선택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쿠키누맙’은 건선관절염에 대한 FUTURE1 연구 결과를 통해 치료 환자의 84%가 2년간 관절 구조의 변형이 진행되지 않았음을 입증했고, 24주차 하위그룹 분석에서도 이전 TNF 억제제 치료 여부와 관계 없이 방사선학적으로 유의미한 질환의 진행 억제를 입증한 바 있다. 


이외에 라스 아이버슨 교수는 “세쿠키누맙과 익세키주맙의 안전성 측면에서 약물주입반응 등 약간 상이한 데이터들이 있는데, 현재까지 도출된 이 약물들의 데이터를 의료진이 잘 파악하고 환자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고 의견을 전했다.


치료가 어려운 손발톱, 두피 건선 치료, 저평가되지 말아야! 


이날 인터뷰에서 라스 아이버슨 교수는 치료가 어려운 손발톱, 두피 등 적은 부위에 발생하는 건선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건선의 중증도 평가 시 증상 부위의 면적이 큰 비중을 차치하는 탓에 손, 발, 두피와 같이 적은 면적에 발생하는 증상은 중증도 평가에서 저평가되기 마련이며, 두피와 같은 부위는 발견이 어렵기도 하고 국소도포제 사용 시 도포에 어려움이 있어 치료가 쉽지 않음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실제 자신이 치료중인 환자의 케이스를 예로 들며, 면적이 적은 부위라도 특정 부위에 따라 건성의 정도가 집중적으로 나타난다면 환자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지적했다.


식당에서 서빙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그의 환자는 손바닥에만 집중적으로 건선이 발현된 경우로, 주로 손을 써야 하는 직업의 특성상 자칫 직장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을 고려해 중등도 이상으로 판정,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통해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는 것이다.


라스 아이버슨 교수는 “유럽에서도 모든 환자에서 생물학적 제제를 허용한다기보다 중증의 환자에서 허용하고 있지만, 안면이나 성기 등 특정 주요 신체부위들이 관련되어 있을 때는 전반적으로는 경미하더라도 환자의 중증도를 좀 더 높게 평가할 수 있는 여지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같이 BSA 10 이상의 넓은 범위에만 생물학적 제제 급여가 적용되는 상황에서, 적은 부위에 나타나는 건선이라도 환자에 삶에 미치는 영향과 중요도가 크다면 급여 적용에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는 시사점을 남긴 것이다.


또한 라스 아이버슨 교수는 건선관절염 등 동반 질환이 많고 여러 부위에서 다양하게 나타나는 건선의 특성상, 각 동반 질환까지 치료가 가능하고 다양한 부위에서 치료효과를 입증한 약물을 의료진이 각 환자에 맞게 판단해 처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쿠키누맙의 경우에는 수장족저 건선 환자를 대상으로 한 GESTURE 연구와, 두피건선 환자를 대상으로 한 SCALP 연구, 손발톱 건선 환자를 대상으로 한 TRANSFIGURE 연구 등 심도있는 연구들을 진행하며 다양한 부위에서의 건선 치료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중증도 평가지표와 바이오마커의 개발은 건선 치료의 과제!


그간의 건선 치료 분야의 급격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는 게 사실이다.


건선 질환의 중증도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도 전무한 상황이며, 환자의 삶의 질 영향에 대해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평가지표의 개발, 뿐만 아니라 각각의 생물학적 제제의 치료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의 개발까지 아직 미개척된 분야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 라스 아이버슨 교수는 “현재 사용 중인 PASI나 PGA, IGA, BSA 등이 건선의 중증도를 평가하는 유용한 지표는 맞지만 모두 의료진의 관점에서 평가한다는 한계가 있다”고 말하며, “때문에 반드시 환자의 관점에서 질환을 평가하는 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평가 툴에 관련해서는 모든 건선 분야 전문가들이 더 나은 툴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할 것”이라며, “특히나 면적이 적은 특정 부위 건선의 평가나 관절염을 동반하는 경우 환자의 삶의 질에 더 큰 영향이 있을 수 있어, 건선에 적합한 '삶의 질' 평가 툴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약제의 선택 전 해당 환자에서 치료제의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개발 현황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전무한 상태”라고 답하며, “모든 연구자와 기업이 이 분야에 뛰어들어 연구 중이지만 불행하게도 아직까지는 임상에 적용할 만큼의 성과는 없으며, 그렇게 때문에 건선 치료 분야에서 환자의 증상 양상을 파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선적으로 건선 환자에서 관절 증상의 유무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생물학적 제제가 갈릴 것이며, 그 외에도 건선 발현 부위나 동반 질환에 따라 또 적용할 수 있는 약제가 좁혀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