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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통일의료의 나아갈 길, 전염병 핫라인도 시급

김신곤 교수, 북한주민의 건강 위한 ‘원격진료’ 활용성 강조

“군사당국 핫라인뿐만 아니라 전염병 핫라인도 시급하게 만드는 등 한반도 건강공동체를 위한 남북 쌍방의 노력과 협력이 중요하다.”

김신곤 교수(고려대학교 대학원 통일보건의학협동과정)가 대한병원협회 계간지 병원 여름호에 ‘통일의료의 나아갈 길’이라는 기고문에서 “한반도는 환경과 기후, 감염병 등이 쉽게 공유될 수 있는 지정학적 구조이므로 남북 한쪽의 문제가 한반도 전체를 아우르는 사회적 보건의학적 의제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한반도 건강공동체라는 공동의 유익을 위해 남북한이 보건의료 또한 교류하며 협력하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몇해 전 우리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메르스가 북한에 창궐하고, 북한발 다제내성 결핵이 남하하는 상황을 상상해보자. 남북한의 핫라인을 통한 소통과 공동대처가 무척이나 중요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교수는 “2008년 개성지역을 중심으로 남북 공동방역 사업을 펼친 결과, 휴전선을 중심으로 남하했던 북한발 말라리아가 북한지역뿐만 아니라 경기도 북부지역에서도 예방되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인도적 지원을 넘어 건강 이슈에 대한 공동 대처가 남북한의 공동이익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남북한 감염성질환 공동 통제부터 시작해서 중장기적으로 남북한 공동질병관리본부의 구축이 필요한 이유이다.”라고 했다.



통일 보건의료 교류협력 R&D의 몇가지 사례도 소개했다.

한반도는 전세계적 차원에서 매우 독특한 코호트라고 했다.

김 교수는 “유전적으로 동일하나 70년 이상 분단으로 달라진 환경적 여건이 질환의 발병 양상에 상당한 차이를 초래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남북한의 보건의료인들이 힘을 모아 질환의 발병 양상, 병인, 치료 등에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관리전략을 함게 만들 수 있다면 매우 가치 있는 결과들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통일을 대비한 적정의료 기술도 좋은 사례라고 했다.

김 교수는 “적정기술은 크기 비용 사용성의 측면에서 공간 시간 인간에 가장 적합하고 효과적인 기술을 의미한다. 가격이 비싸지 않으면서, 접근성이 좋고, 창의적이며, 작은 규모로 적용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 적정기술에 주요한 지표이다.”라고 했다.

특히 북한주민의 건강을 위한 원격진료의 활용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IT 강국으로 이미 수많은 원격진료 기술이 개발되어 있음에도 우리나라 의료에 적용하고 있지 못하다. 만일 북한에 우리나라 원격진료 기술이 적용되고 활용될 수 있다면 북한주민의 건강 수준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북한의 핸드폰 이용 인구가 5백만을 넘어섰으므로 불가능한 애기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 교수는 “원격진료 이외에도 북한처럼 당을 중심으로 조직화된 사회에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의 다양한 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면, 짧은 시간내에 남북한의 건강격차를 줄일 수 있는 좋은 모델들이 개발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천연물 신약도 남북한 협력연구의 좋은 주제라고 했다.

김 교수는 “Taxol은 주목나무 껍질에서 개발된 항암제이다. Exenatide와 SGL T2 inhibitor는 가각 도마뱀의 침샘과 사과나무 껍질에서 추출된 당뇨병 신약들이다. Artemisinin은 개똥쑥에서 추출된 말라리아 치료제이다.”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우리가 널리 사용하는 화학물 기반 신약들을 수입하지 못하는 북한 실정에서 천연물 신약을 집중 연구해 온 것은 당연하다. 이미 북한에서 임상시험한 결과 인체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많은 천연물들이 있다. 이들을 잘 정제해서 화학물의 구조, 약리특성 등을 규명하고 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beside to bench의 역순으로 약물개발에 나선다면 이 역시 중요한 남북한 교류협력 R&D의 성과가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