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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기소된 이대목동 전공의 위해 全 전공의 결집

환자와 스스로를 지켜내고자 대정부 요구안 발표

지난해 12월 16일 발생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과 관련하여, 전공의를 포함한 의료진 7인이 기소돼 현재 공판을 앞두고 있다.

이에 전국 각지 병원의 전공의들이 모여 ▲전공의당 환자 수 제한 ▲명확한 수련업무규정 마련 ▲충분한 수련기회 보장 ▲잘못된 의료 관행 철폐 등을 골자로, 안전한 의료환경 마련을 위해 스스로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가 7일 오후 1시 서울대학교 암병원 2층 서성환홀에서 '안전한 의료환경을 위한 전국 전공의 집담회'를 열어 대정부 요구안을 발표하고 결의문을 낭독했다. 이날 집담회에는 150여 명의 전공의가 참석해 자리를 지켰다.

안치현 대전협 회장은 "오늘 이 자리는 특정 전공의 1인을 규명하기 위함이 아니다. 또, 전공의에게 의료사고 책임이 없다고 얘기하기 위해서도 아니다. 이대목동병원 사건 이후 전공의들은 알 수 없는 혐의로 기소돼 있고, 환자도 여전히 위험에 놓여 있다. 이 같은 현실을 이제는 바꿔야 하며, 전공의 · 환자 모두가 더 안전한 의료 환경에서 일하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본 자리를 마련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안 회장은 "기소된 전공의는 현재 피의자 상태로 있다. 이대목동병원 사건 1주일 전 전공의는 차량이 반파되는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 몸이 성치 않았지만 2명의 전공의가 120명의 환자를 봐야 할 정도로 병원에 의료진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고작 이틀의 병가만 허락됐다."라고 설명했다.

12시간 동안 아이를 보지 않았다는 언론 보도와는 다르게 사건 당일 전공의는 올바른 절차대로 2번 회진을 돌았고, 신생아 상태를 체크해 검사를 처방했다고 했다.

안 회장은 "신생아 4명에게 연이은 심정지가 발생했다. 4시간 동안 노력을 했지만 결국 세 명의 아이가 사망했고, 마지막 아이를 살리기 위해 심폐소생술을 하던 도중 신생아 중환자실로 경찰이 들이닥쳤다. 경찰은 감염 예방복도 입지 않았고 손 씻기조차 하지 않았으며, 생명을 살리는 급박한 상황에서 영장도 없이 의무기록을 요구했다."라고 말했다.

네 명의 심정지로 차트가 제대로 쓰이지 않은 상황에서 제출을 요구받자, 의료진은 급하게 차트를 작성해서 경찰에게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안 회장은 "이 차트를 토대로 전공의는 피의자 신분으로 강제소환조사를 받고 있다. 첫 소환조사는 13시간이었고, 재소환조사는 10시간 이상 이뤄졌다. 경찰은 취조 과정에서 도의적 책임을 못 느끼는지, 간호사 관리 · 감독을 왜 안 했는지 등의 동일한 질문을 50번 이상 했고, 전공의는 끝내 답을 하지 못했다."면서, "전공의는 이 순간에도 사건 · 사고 발생 시 책임자로 몰린다."라고 지적했다.

4월 6일 광역수사대 결과 발표에 따르면, 전공의는 ▲스모프리피드 처방 시 투약 시기를 지정하지 않아 투약 시기가 불명확한 상황을 초래했고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근무 중이었음에도 투약을 점검하지 않았으며 ▲시린지 펌프로 투여되는지 인퓨전 펌프로 투여되는지 알지도 못하고 ▲스모프리피드 사용 지침도 읽어보지 않는 등 간호사 관리 · 감독을 소홀히 한 혐의가 있다.

안 회장은 "관리 · 감독 등 잘못된 관행이라고 했는데, 이 상황을 방치하고 부당청구로 이득을 본 이들은 어떠한 책임도 지고 있지 않다. 관행을 만들고 방치한 사람은 뒤로 숨고,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진들은 범죄자로 몰리고 있다."라고 했다.

이러한 관행이 고쳐지지 않고 환자가 위험에 빠지게 되면 전공의는 불가능한 혐의로 또다시 범죄자로 몰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대전협은 ▲환자를 안전히 보살필 수 있도록 전공의당 환자 수를 낮추고 ▲전공의들이 충분히 배울 수 있는 수련환경과 ▲환자 안전을 위한 명확한 수련업무지침을 마련함과 동시에 ▲잘못된 의료제도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회장은 "전공의당 주간 40명, 야간 160명의 환자가 배정돼 있다. 내가 보는 환자 중 어떤 환자를 살려내야 할지 더는 고민하고 싶지 않다."라면서, "우리는 적절한 사전 교육 없이 현장투입을 전제로 한 수련을 받고 있다. 전공의가 충분히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서 환자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도록 요구한다. 또한, 불가능한 의무가 아니라 환자 안전을 위한 실질적인 의무가 명시된 업무지침이 마련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잘못된 의료제도와 관련해서는 "우리나라 의료제도에는 PA 간호사 문제가 있다. 또, 반복 삭감으로 일회용 수술 도구 재사용이 당연한 것처럼 병원이 운영되고 있다. 환자는 내가 진료하는 사람이 의사라고 믿으며, 이 같은 현실이 십여 년간 반복되는 것도 모르고 있다. 환자는 안전을 위해 병원을 오지만, 결국 잘못된 의료제도 관행으로 위험에 처한다. 의료인으로서 환자에게 떳떳할 수 있도록 잘못된 의료제도를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전인표 서울대학교병원 전공의 대표가 '안전한 의료환경을 위한 전국 전공의 집담회 결의문'을 낭독했다.

결의문 전문은 다음과 같다.

결의문 낭독에 앞서, 네 명의 어린 생명과 큰 아픔을 겪고 계실 유가족분들께 깊은 유감과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겨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갓난아기 네 명이 세상을 떠났다는 가슴 아픈 소식을 들었을 때, 마지막까지 생명을 살리려 했을 동료를 떠올렸습니다.

그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을 때, 그 이유가 간호사를 감독하지 않았고 영양제의 사용설명서를 읽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됐을 때 참담한 심정을 금치 못했습니다.

오히려 잘못된 관행으로 이익을 보고 이를 방치한 병원과 정부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는 모습에 우리는 분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잘못된 환경 속에서 홀로 최선을 다한 동료가 법정에 서게 된 지금, 이제 우리 전공의는 함께 모여 보다 안전하고 올바른 의료를 만들어내기로 다짐합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하나. 전공의 한 명당 진료량을 제한하라. 한 주에 100시간을 해도 모자란 업무를 80시간 이내에 해야 하는 상황, 환자는 줄지 않았고 인력은 늘지 않았다. 환자 한 명 얼굴 볼 시간조차 부족한 지금, 환자도 우리도 모두 위험해지고 있다. 전공의당 환자 수를 제한하라.

하나. 명확한 수련업무규정을 달라. 전공의가 누구의 지도하에 어떤 업무를 해야 하는지 알려달라. 불가능한 역할을 강요하지 말고 정말 환자를 위해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게 해달라.

하나. 충분한 수련기회를 보장하라. 한 생명을 제대로 치료하는 데에는 전공의 개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교육자로서 교수, 병원 나아가 정부 역할이 필요하다. 전공의에게 무엇을 얼마만큼 가르쳐 어떤 전문의로 길러낼지 분명히 밝혀달라.

하나. 잘못된 의료 관행을 철폐하라. 우리는 잘못된 제도와 관행으로 환자를 잃고 싶지 않다. 적은 수가로 일회용 의료기기를 재사용하고, 이익을 위해 의사가 아닌 자에게 우리 일을 맡기는 등 잘못된 관행과 이를 만들어낸 제도를 개선하라.

전국의 전공의는 어린 생명이 잠시나마 꽃피웠던 삶이 헛되지 않도록 앞으로 함께 나아갈 것입니다.

2018년 6월 7일 전국 전공의 일동



한편, 본 집담회는 전국 20여 개 수련병원에서 동시 개최됐다. 대전협이 1차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본 집담회에는 ▲서울대병원 150명 ▲계명대동산병원 121명 ▲삼성서울병원 104명 ▲서울아산병원 75명 ▲연세대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50명 ▲이대목동병원 45명 ▲중앙대병원 40명 ▲고신대복음병원 35명 ▲원광대병원 30명 ▲을지대병원 30명 ▲인제대서울백병원 28명 ▲전북대병원 25명 ▲인제대해운대백병원 24명 ▲순천향대서울병원 23명 ▲단국대병원 20명 ▲한일병원 20명 ▲아주대병원 18명 ▲고려대의과대학 3명 등 전국 총 841명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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