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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중항체를 이용한 다양한 약물 플랫폼 개발 할 것

면역치료제와 CNS관련 약물 관련해 연구 지속

올해 1월 24일 동아ST는 ABL바이오와 면역항암 기전의 이중항체신약의 공동개발 및 라이선스 인 계약을 체결했다. 우리나라 상위 제약사가 계약을 체결할 만한 ABL바이오만의 기술력과 파멥신, 한화케미칼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진 이상훈 ABL바이오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위해 메디포뉴스는 14일 오전 9시 30분 판교 ABL바이오 본사에서 이상훈 ABL바이오 대표를 만나 ABL바이오 창업과정부터 현재 ABL바이오만이 가진 기술 경쟁력에 대해 들어봤다.

-ABL바이오를 어떻게 창업하게 됐나?

ABL바이오 창업과정을 설명하려면, 이전 이력부터 설명해야 할 것 같다. (외부에 잘 밝히 않은 내용이지만)이번이 창업이 처음은 아니다. 2009년 유지산 박사와 함께 파멥신을 공동 창업해 5년 간 이곳에 몸담았다. 이후 2013년 11월에 한화케미칼 바이오사업부에 들어갔다. 나중에 한화에서 바이오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한화를 나와 ABL바이오를 창업하게 됐다. 

-바이오벤처 2곳의 창업과 한화와 같은 대기업에서의 경험 등 이력이 독특하다. 바이오벤처를 창업하기 이전에 이력에 대해서도 설명해 달라. 

서울대학교 생물교육학과를 나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발생학을 공부했다. 1995년도에 Post doctoral researcher로 하버드 메디컬에 갔다. 당시 한국에서 교수를 할까 고민했다. 가족 문제로 미국에 남아있기로 결정했다. 학계보다는 산업(industry) 분야에서 일해보고 싶었다. 

첫 직장은 2005년에 노바티스에 합병된 카이론이었다. 카이론은 간염백신과 HCV 등 종양학(oncology) 분야에 강한 회사였다. 이곳에서 나는 kinase inhibitor의 IND filing에 팀에서 일했다. 이때 CD40 관련 연구도 관여하게 됐다. 이후 아스트로제네카에서 6개월 몸 담을 당시 당시 앱제닉스와 협업 연구를 진행했다. 당시 앱제닉스는 human antibody(인간 항체)를 만드는 회사였다. 인간항체를 만드는 기술은 ▲phage library를 이용 ▲transgenic mouse를 활용해 human gene을 mouse에 치환해 human IgG 생성이 있다. 당시 암젠의 EGFR receptor와 inhibitor 관련한 기술은 실제로 앱제닉스가 개발한 것이다. 

다음 직장은 제넨텍이었다. 제넨텍에서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원래 이곳에 입사해 소속된 그룹은 oncology biomarker guoup이었다. 이 그룹은 biomarker에 관련된 모든 일을 하는 곳이라, ▲small molecule ▲large molecule ▲antibody(항체) 등에 관한 모든 biomarker 포트폴리오 전략을 짜는 곳이었다. 이런 전략을 짜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research group과 clinical group 모두와 논의를 이어가야 했다. 이 두 곳의 접점을 찾아 biomarker를 찾는 작업을 수행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프로젝트 전반을 관장할 수 있는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

-미국 회사만 4곳을 경험했다. 심지어 한화케미칼이라는 대기업을 나와 어떻게 바이오벤처를 창업하게 됐나?

2013년 11월에 한화케미칼 바이오사업부에 들어갔고, 2014년 이후부터 한화는 바이오사업은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이때 한화케미칼 대전연구소에 있었던 신약그룹 팀원 14명이 ABL바이오 창업에 함께 했다. 2016년 2월에 한화 신약개발 팀원들, 이재천 CFO와 함께 테헤란로에 사무실을 열었다. 나는 한화에 정리할 일이 있어 2016년 7월 경에 한화를 퇴사해 합류했다. 이후 판교에 2016년 3월에 한투 파트너스에 60억, DSC에서 30억을 투자받아 series A를 끝내 그 해 7월에 판교로 왔다. 이후 지난해 4월에 한투 파트너스 등 4개 회사에서 50억원씩 총 200억원을 투자받아 현재 38명의 직원이 ABL바이오에서 일하고 있다. 연구원은 총 32명이고, 이중 12명이 박사과정을 거친 사람이다. 올해 말에 직원을 44-45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 구체적으로 회사 인력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

창업 초기 한화에서 같이 일했던 연구원 외에 8명이 함께했다. 이 8명은 바이오시밀러와 관련된 일을 했던 사람들이다. 항체신약을 만들 때 초기 discovery단계에서 세포주(cell line)를 만드는 작업이 필요한데, 이 분야에서 바이오시밀러에 관여했던 인력이 강점을 보였다. 이후 종근당, 녹십자, SK케미칼 등 소위 우리나라 상위 제약사에 일했던 연구원들도 충원됐다. 

기존의 바이오벤처와 달리 discovery 그룹과 동물실험(in-vivo) 그룹이 분리돼 있다. 또한 중개 그룹인 ADC&Eng 그룹도 따로 있다. Process와 analysis 인력도 9명을 배치해 항체 공학을 하는 회사 중 꽤 큰 인력 구성을 갖추고 있다. 


- 직원을 뽑을 때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팀원 간의 소통(communication)능력이다. 부수적으로는 미국 박사 학위와 그곳의 산업경험이 있는 인재였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에서 미국 산업을 경험한 인재는 그렇게 많지 않다. 

- ABL바이오의 사업분야에 대해 설명해 달라. 
Oncology 분야에 주력하면서 향후 CNS 분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Oncology와 관련해 항체와 접목시킬 수 있는 부문은 ▲세포 밖 혹은 세포 내 ligand를 잡는 방식 ▲ADC(Antibody Drug Conjugate) ▲단독항체 ▲immunotherapy가 있다. 세포에서 ligand를 잡는 방식은 현재 우리 회사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고, VEGF와 DLL4를 targeting하는 이중항체다. ADC 관련 연구는 레고켐과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고, 단독항체는 예전엔 tumor cell을 직접 targeting했지만, 요즘은 immune cell을 직접 targeting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중항체는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왜 이중항체를 활용해야 했는지 질문을 받을 정도로 생소한 분야였다. 요즘은 이중항체의 중요성은 대부분 인지하고 있고, 이중항체를 어디에 활용할지에 대해 질문을 많이 받는다. 우선 이중항체는 기술은 많이 발전했다. 과거에 비해 ▲물성 ▲yield(수율) 측면에서 많은 기술적 발전을 이뤘다. 

이중항체의 현재 이슈는 “어떤 플랫폼으로 어떤 target을 결합(combine)할 것 인가?”이다. 흔히 알려진 EGFR과 c-MET으로 이중항체를 많이 만들었는데, 이런 접근은 10년 전까지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었지만, 요즘은 트렌드가 조금 지난 방식이다. 우리가 가진 이중항체 플랫폼 ABL001의 VEGF를 붙이는 방식 역시 트렌드가 조금 지난 이중항체다. 그럼에도 불구하구 이러한 이중항체 플랫폼을 개발하는 이유는 여러 다국적회사가 만들어 놓은 약제와 병용요법으로 투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약제간 combination) 현재 PD1과 PDL-1관련 항암제의 반응률은 약 20%밖에 되지 않는데, 이중항체를 이용해 약물 반응률을 높일 수 있다. 이중항체를 쓰면 적어도 특정 3개의 유전자 target이 가능해 진다. 보통 항암요법에서 2개 약물을 병용해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ABL바이오에서 만든 이중항체 플랫폼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우리가 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 ABL001을 예로 들어 설명해 보겠다. ABL001은 IgE의 single chain에 Fb를 클로닝해서 C-terminal에 DLL4를 달아놓은 이중항체 플랫폼이다. 이와 비슷한 전략으로 abbvie는 N-terminal에 DLL4를 달아서 OncoMed라는 이중항체 플랫폼을 만들었고, 암젠은 바이트라는 이중항체 플랫폼을 만들었다. 각 플랫폼이 분야에 따라 강점을 가지는 분야는 다르다. 요즘 많이 회자되고 있는 면역치료제로는 CD3를 넣기 위해 OncoMed 플랫폼이 가장 적합하다. 


우리 플랫폼의 장점은 OncoMed와 비교해 약 3배 정도 뛰어난 VEFG/VEGR2 competition을 보였다. 세포 표면에서 이중항체의 양팔에 해당하는 부분이 어떤 형태로 target에 붙어있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따라서 이중항체를 efficacy를 측정할 수 있는 biomarker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여러 실험 과정을 거쳐 이중항체의 efficacy가 높은 부분에서 DLL4가 발현됨을 알 수 있었다. 

DLL4가 이중항체의 efficacy에 작용하는 중요한 실마리임을 알아낸 뒤 우리는 중국 CRO 업체에 의뢰해 임상을 거쳤다. 실험결론만 말하자면, ABL001이 OncoMed보다 tumor growth가 더 낮게 나타났다. 즉, DLL4가 발현되는 tumor에서는 ABL001이 다른 이중항체 플랫폼보다 효과가 더 좋다는 것이다. 

우리가 굳이 DLL4를 targeting하는 이유는 아바스틴에 resistance(내성)이 생기는 다양한 메커니즘 중 하나가 DLL4 activation이기 때문이다. 물론 DLL4 activaion은 전체 resistance 중 10%에 불과하지만, 아바스틴에 resistance를 가진 환자에게 우리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을 이용한 약물을 써볼 수 있어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내년 상반기 내로 1상이 완료할 계획이고, phase 1b도 진행해 볼 계획이다. 

-요즘 immuno-oncology라는 분야가 신약개발에서 화두다. 이 분야에 대해 설명해 달라. 
이와 관련해 우리회사가 접근하는 3가지 방식은 단독항체 플랫폼 1개와 이중항체 플랫폼 2개가 있다. 

바이오젠이 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해서 우리만의 항체 엔지니어링 과정을 거쳐 안정적인 구조를 찾는다.(초기 discovery 단계) 항체에 A, B라는 물질을 조합을 다양하게 해 알맞은 조합을 찾는 것이 엔지니어링 과정이다. 

이 밖에도 ▲T cell engager ▲noble checkpoint 탐색 접근 통한 이중항체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자세한 설명은 회사 기밀이니 공식적으로 알리긴 어렵다. 

-CNS(Central nervous system)과 관련된 항체플랫폼 전략은 무엇인가?
파킨슨병과 관련된 항체 플랫폼을 구상 하고 있다. α-시누클레인(synuclein)을 target으로 이중항체를 이용해 α-시누클레인이 응집(aggregate)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α-시누클레인은 프리온 단백질처럼 세포에서 세포로(cell to cell)로 전달된다. 이때 이중항체가 응집된 α-시누클레인에 선택적으로 반응하게 만들 수 있다.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transgenic mouse에 항체를 처리해 brain section을 해보면 wild type에 α-시누클레인을 detect하면, 이중항체가 α-시누클레인이 응집하는 곳에 결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여기서 관건은 과연 이 이중항체가 사람의 항체에도 결합(binding)하는지의 여부다. 

-CNS약물에서는 약물이 BBB(Blood–brain barrier)를 통과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들었다. BBB를 통과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이 있나?
항체의약품이 뇌를 통과하는 비율은 0.1-.02%다. BBB를 통과하는 전략은 다양하다. ▲농도 차이 ▲peptide 이용 ▲receptor mediated transport 등이 있다. 

- 향후 ABL바이오의 계획은 무엇인가?
우리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은 기본이다. 여기에 시장성이 담보돼야 한다. 이 시장성을 갖추기 위한 우리의 전략은 ▲면역치료제 ▲CNS 약물이다. 이러한 약물을 개발하기 위해 글로벌 회사들과 다양한 협업을 진행해 나갈 것이다. 향후 알츠하이머 관련 약물 개발도 진행해 볼 예정이다. 

이중항체 신약개발은 세계적으로도 아직 초기 단계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CNS 약물과 관련해서도 우리가 BBB 관련해서는 경쟁력 있는 플랫폼을 개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Medicine for a better life를 추구하는 ABL바이오는 비단 더 나은 삶을 위해 약물 개발에만 주력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원을 대하는 세심함도 돋보이는 회사였다. 이상훈 대표의 회사공간 소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문은 크지 않은 사무실에서 비교적 넓은 공간을 차지했던 직원 휴게공간이었다. 직원들이 잠깐 누워있을 수 있는 간이침대, 아침식사용 간편음식 등이 갖춰져 있었다. 하루 중 회사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원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였다. 4번의 이직에서 이상훈 대표가 당시 회사를 떠난 이유는 간단했다. 그 그룹의 보스가 싫었기 때문이다. 회사의 대표는 회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는 미국에서의 이직에서 절실히 느꼈다.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서 자기도 그러한 대표가 되고 싶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