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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NCC 이은숙 원장, "최초 여성, 보는 눈 많다"

규모 기준 아닌 중증도 따른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시행돼야

국립암센터(National Cancer Center, 이하 NCC)에 첫 '여성'이자 '非 서울대 출신' 원장이 탄생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1월 23일 자로 이은숙 前 NCC 면역세포치료사업단장을 제7대 NCC 신임원장으로 임명했다. / 한편, 이 원장은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소재 식당에서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향후 NCC가 나아갈 방향 등을 언급했다. 이날 이 원장은 중증도에 따른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시범사업의 필요성, 예산 지원, 연명의료법, 연구자원 개방, 췌장암 진단의 어려움, 의료전달체계와 문재인 케어 등에 관해 진솔한 생각을 밝혔다. 이를 메디포뉴스는 일문일답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편집자 주]



◆ NCC가 2차 병원으로서 받는 불이익은?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에는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 그런데 NCC는 전문병원이며, 상급종합병원이 아니다. 상급종합병원이 되려면 분만실, 신생아실 등이 있어야 한다. NCC가 전문병원이다 보니 갖출 수 없는 요구 사항이 많다. 암센터에서는 아무도 출산하지 않는다.

상급종합병원이 아니다 보니 불이익을 많이 받고 있다. 현재 정부가 특진비를 폐지하고, 대신에 의료 질 향상 지원금을 기관에 지급하고 있다. 그런데 상급종합병원에는 400억가량을 주고, NCC에는 20억 수준만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갭이 너무 큰 게 가장 심각한 문제이다.

또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에는 중증환자가 많기 때문에 간호사 1명당 환자 5명을 인정해준다. 그런데 NCC와 같은 2차 병원은 중증도와 상관없이 운영되고 있다. 원래는 1:7로는 운영을 못 한다. 그래서 현재 1:6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 1:6으로 운영되는 병동이 NCC 내 유방암 병동밖에 없다. 심지어 유방암은 NCC에서는 중증도가 가장 낮은 병동이다. 즉, 1명분의 돈을 받지 못하고 인력을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다.

1:5와 관련해서 현재 중증도에 따른 시범사업 확대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건의하고 있다. 그런데 NCC 논리 등을 보건복지부와 공단이 인정하고 있지만, NCC만 예외로 인정해주는 게 어렵다.

상급종합병원에서 1:5를 인정해주는 게 중증환자 35% 비율이다. 그런데 35%보다도 높은 50~60% 비율로 가이드를 주고, 중증환자를 입원시킬 경우 1:5로 인정해주는 것을 NCC가 주장하고 있다. NCC를 비롯해 지역 암센터 중에서도 상급종합병원이 아닌 곳이 있다. 이렇게 하는 게 공정하다. 규모 기준으로 상급종합병원에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게 문제점이다. 그동안 NCC가 적자가 난 경우가 단 한 번도 없었는데, 이같은 문제점 등으로 적자 위기에 봉착한 것 같다.

◆ 예산 문제가 심각한 것 같다.

그동안은 나름대로 재투자가 잘 됐는데, 적자가 날 경우 재투자가 되기 어렵다. 국립병원과 사립병원 간 환자에게 받을 수 있는 치료비 차이가 있다. 같은 암을 치료받아도 그렇다. 치료비 차이가 병실료 때문도 있지만, 국가가 강제적으로 설정해놓은 수가 탓도 있다. 상급종합병원은 수가를 많이 인정해주는 데 반해, NCC는 수가를 낮게 인정하고 있다. 수가 자체가 다르다.

그래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NCC는 돈을 벌기 위한 병원이 아니라는 거다. 그래서 좋은 장비도 구비해놓으면서, 그동안 맞춰온 것이다. 그런데 지금처럼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장비, 예산 등을 국가로부터 지원받아야 하는데, 병원이 독립채산제로 운영되는 탓에 지원받기가 어렵다.

현재 가장 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사안은 중증도에 따른 의료 질 향상 분담금 지원의 차별화다. 병원의 질 평가 지수가 말도 안 되는 게 많다. 신생아실 등을 제외하고 전문병원으로서 따로 평가해 지원해야 한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 있어서 1:5는 NCC의 중요 이슈 중 하나다. 문재인 케어의 골자가 비급여를 없애는 것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확대해서 보호자 없는 병원을 만드는 것도 있다. 의료전달체계의 경우 현재 계속 논의 중이고, 물론 불발됐지만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르니, 그 상황을 지속적으로 지켜보면 발맞춰 가야하는 상황이다.

현재 NCC 합의와는 무관하게 공공의료 TF가 진행되고 있다. 공공의료 TF에서도 중요한 게 의료전달체계이다. 의료전달체계 부분은 공공의료 TF에서 상황을 보면서 자세를 맞춰가야 하며, 예산 부분은 발전기금을 늘린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보전해야 할 것 같다.

NCC가 가진 연구역량으로 외부에서 따오는 연구비들도 꽤 있다. 또, NCC에서는 창업할 수 있는 규정도 만들었다. 이에 작년 연말에 연구소에 창업을 한 사람도 있다. 즉, NCC 창업 1호가 생겼다.

또한, NCC가 특허나 기술이전과 관련해서는 어느 대학보다도 탑 위치에 있다. NCC가 R&D 대비로 기술이전 성과과 굉장히 좋은 기관이다. 이러한 것들을 잘 살려 나가야 하지만, 그렇게 모인 돈이 병원을 운영해서 버는 돈만큼 크지 않다.

그래서 희귀난치암 등 돈을 벌지 못하는 포맷으로 가는 상황은 어떤 식으로든 예산을 국가로부터 지원받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라고 할 수 있다.

◆ 적자가 불가피한가?

불가피하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일단 2개월은 봐야 한다. 지난해 1월에 설 연휴가 끼어 있었다. 1월 수입은 지난해보다 올해가 더 낮긴 했다. 그런데 공휴일 수가 너무 많이 차이가 나서 1~2월을 합쳐봐야만 알 수 있다.

◆ 연명의료법 마련에 NCC가 관여했는지?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이하 연명의료법)이 문제가 많다. 그런데 NCC가 중앙호스피스센터를 운영한다고 해서 연명의료법을 우리가 관장하는 게 아니다. 부서가 완전히 다르다.

현재 연명의료법은 보건복지부 산하 생명윤리정책과가 관장하고 있다. 생명윤리정책과가 주도하고, 여러 대학교수가 참여해서 만들었다.

NCC 역할은 중앙호스피스센터를 잘 운영해 소아호스피스 등 우리나라에 알맞은 호스피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全 의료계가 NCC가 중앙호스피스센터를 가지고 있으니까 마치 연명의료법을 NCC가 만든 마냥 생각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NCC도 의료기관으로서 연명의료법 때문에 몸살을 앓는 상황이다.

◆ 연명의료법 시행과 관련해 NCC 역할은?

연명의료법이 시행됐지만, 한 달간 유예기간이 있다. 워크플로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 현재 사전연명의료 학위 사이트 접속도 잘 안 되는 상황이다. 여러 문제점이 있다.

NCC는 중앙호스피스센터가 있기 때문에 업무분장을 잘 해서 임상의사들이 혼선이 없게끔 플로를 제작 · 적용하고 있다. 이를 3월부터 적용하게 되면 많은 문제점이 진단될 것 같다.

이와 관련해 현재 많은 의료기관에서 포기선언을 하고 있다. 서울대병원도 못 한다고 선언했다. 그래서 NCC가 좋은 모델을 만들어서 제시해야 한다. 현재 기관생명윤리위원회 등을 구성하고 시행을 시작하는 단계라고 생각하면 된다.

◆ NCC 데이터 개방 범위가 알고 싶다.

NCC가 개방할 수 있는 게 데이터와 생물자료이다. 데이터의 경우 NCC 내부에 이미 오픈했다. 그다음에 폐암학회, 전립선암학회와 폐암, 전립선암 데이터를 시범적으로 구축했다. 이를 통해 오픈하고 여러 문제점을 보완한 후 어느 선까지 공개하고 감출 것인지를 빅데이터센터에서 계속 논의 중이다.

내부에서도 모든 이에게 오픈된 게 아니다. 환자 방사선 사진 등 민감한 정보가 많다. 잘못되면 재식별될 수도 있기 때문에 NCC 내 의사에게만 오픈된 상태이다.

지금은 학회 2곳과 함께 오픈해서 같이 보는 시스템으로 가고 있는데, 궁극적으로는 사이트에 레벨이 생길 것이며, 전체 데이터는 일부 사람만 볼 수 있게 될 거다. 이후에 환자들에게 오픈하는 것까지 갈 예정이다. 환자도 빅데이터를 통해서 보고 싶은 것을 봐야 한다. 그런데 환자들이 과연 뭘 보고 싶은 건지에 대해서는 사실 모르겠다.

그래서 빅데이터센터 방향이라든지 조직, 인력 등을 NCC가 기획과제로 줘서 금년 8월까지 완성되면 그 작업을 가지고 복지부에 인력 요청 등을 할 계획이다. 데이터만 쌓아놓으면 소용이 없다. 서비스해야 하므로 서비스 인력과 예산이 필요하다. 예산은 이미 올라가 있는 상태이며, 첫 단계가 복지부를 설득하는 거다. 복지부도 이 예산이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예산이 들어오면 작업이 가속화될 것이며, 현재는 기간 내 예산과 연구비를 세팅하는 상태이다. 그리고 결국은 완전히 센터로 독립해야 한다.

CancerData.org라는 우리 사이트의 도메인을 행정안전부로부터 인정받았다. 그래서 사이트를 오픈하고 공개 선의 세부항목이 나온 후에 다시 한번 발표할 예정이다.

즉, NCC에서는 현재 로드맵을 그리고 있으며, 아웃컴 데이터 등을 사이트에서 구현하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다. 그러한 것들을 늦어도 내년 말까지는 구현할 예정이다. 왜냐하면, 국민이 체감하지 못하면 서비스가 힘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산을 지원받고 파워를 갖기 위해서는 결국 국민이 체감하는 서비스가 있어야 한다.

◆ 생물자원 개방은 어떤 식으로?

NCC가 가장 크게 가지고 있는 생물자원은 종양은행이다. 종양은행의 경우 NCC에서 과제를 하나 낼 거다. 3월에 띄워서 4월부터 시작하게 하려는 과제가 암단백질 연구사업이다. 암단백질연구는 아이디어를 공모받는 대신에 NCC가 돈도 지원하고, 생물자원도 제공한다. 이건 지금껏 단 한 번도 한 적 없었고, 이제 겨우 만들어진 거다.

내가 취임을 너무 늦게 한 탓도 있다. 취임을 빨리했으면 내부 연구비를 좀 더 외부에 풀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됐을 텐데, 취임 당시에는 이미 내부 연구비가 확정된 상태였다. 그래서 남은 목적사업까지는 목적에 맞게끔 외부로부터 아이디어를 받고 연구비를 지원하고 생물자원도 제공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자 한다.

현재 단장을 공모했고, 단장 공모가 주말에 심사가 끝난다. 단장이 선정되면, 그 단장이 3월에 연구자들을 모집한다. 과제범위는 아직 크지 않으나 시작 단계이므로, 연속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또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 가진 여러 인프라를 이용해 화학연구원 등의 몇몇 기관과 자료를 공유 · 실시하는 공동연구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할 예정이다. 여러 유관기관과 시너지가 나게끔 연구비를 사용하며 연구를 시행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 NCC의 의료기기 현주소는?

금년에 로봇을 새로 사고 있는데, NCC 내부에 대동물실험실이 없어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 오송에 있는 대동물실험실이 김포에도 들어온다. NCC도 조인해서 힘을 실어주고 있다. 또, 알게 모르게 의료기관에서도 의료기기를 많이 만들고 있고, 기술이전도 하고 있다.

의료기기 상생포럼이라고 해서, 병원 및 산학연 간 협력해 개최하는 포럼이 있는데, 현재 그게 법인으로 변신하고 있다. NCC도 법인 변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물론 법인을 만들려면 돈이 있어야 하기에 NCC도 분담금을 내고 있다. 즉, 의료기기를 만들 수 있도록 병원과 기업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태이다.

◆ 인재를 키워놔도 다른 병원에 뺏긴다고 했다.

NCC는 젊은 사람들이 무언가를 배우는 데 있어서 인력사관학교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배우러 오는 인력이 부족하지는 않은데, 이 인력들이 배우자마자 다른 병원으로 간다. 기관을 위해서도 어느 정도는 일해야 하는데, 우리로서는 그게 고민이다.

NCC는 새로운 연구를 하고 싶거나 신기술을 배우고 싶거나 국가 암 관리 정책에 기여하고 싶거나 등의 사유로 온다. 다른 병원에 비해 NCC는 월급이 적다. 그런데 우리는 의사들에게 수입을 강요 안 한다. NCC는 단 한 번도 의사들에게 당사자가 돈을 얼마 벌고 있는지를 보낸 적이 없다.

그런데 대부분 사립병원에서는 지난주 수입 현황 등을 의사들에게 알린다. 그러한 압박이 없는 건 현대 사회에서는 엄청나게 괜찮은 거다.

내 생각에 조금의 소명 의식이 있어야 한다. 나 역시도 많은 사립기관에서 스카우트 1호로 꼽히는 대상이다. 만일 내가 지금 나가겠다고 하면 현 연봉의 2배는 받을 것이다. 그런데도 소명 의식을 가지고 하고 있다. 소명 의식이 중요하다.

◆ 췌장암이 연구 · 치료가 가장 어렵다고 들었다.

췌장암은 발견이 어렵다. 우리 몸 등 가운데 뼈 바로 앞에 대동맥과 대정맥이 있고, 그다음에 췌장이 있다. 즉, 대동맥 · 대정맥을 바로 뒤에 놓고 그 위에 얹어져 있다. 췌장이 CT를 찍지 않으면 잘 못 보는 장기이다. 그리고 초기 암일 때는 크기가 작기 때문에 CT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런 데다가 워낙 건수가 적기 때문에 매번 CT를 찍을 수 없다. CT 자체도 굉장히 몸에 안 좋다.

그리고 6개월 전에 아무 이상이 없다고 진단됐는데, 6개월 뒤 CT를 찍으니 암 4기인 경우가 많다. 검진하는 이유가 없다. 검진은 일정한 기간을 두고 하면 조기 병을 발견해서 사망률을 낮출 수 있는 암에만 유용하다. 그래서 폐암도 지금과 같이 저선량 CT가 나오기 전에는 검진을 잘 안 했다. X-Ray를 찍어봤자 아무 소용 없다. 그런데 저선량 CT가 나오면서 국가 시범사업으로 고위험군에 한정해 저선량 CT를 무료로 찍어주고 있다.

그런데 췌장은 저선량 CT로 나오는 장기가 아니다. 그리고 병이 생기면 대부분 손을 못 대는 상태가 된다. 대동맥 · 대정맥부터 시작해서 소장 · 대장으로 간다. 장으로 피를 공급하는 혈관들이 다 거기서 나온다. 그리고 췌장은 소화효소를 만드는 장기다. 즉, 조금만 잘못 건드려도 소화액이 다 새서 수술을 못 한다. 소화액이 새면 주변을 다 녹여버린다. 수술 자체도 쉽지 않은데 생기자마자 중요한 혈관을 다 먹어버린다.

◆ 현 의료전달체계 개편과 관련한 생각은?

전달체계는 정비될 필요가 있다. 의료전달체계가 불발됐다고 하지만, 의료계도 문제점은 인정하고 있다. 감기 환자가 대학병원에 갈 필요는 없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병원 규모가 크지 못하면 생존을 못 하는 구조이다. 즉 규모가 커야만 혜택을 더 받는 구조다.

전달체계가 잘 정비돼야 하는데, 정비 과정에서도 많은 문제가 얽혀져 있다. 그 문제를 깡그리 무시하고 강제적으로 하기에는 이미 너무 많은 실타래가 엉켰다. 급격히 진행할 게 아니라 의료계와 정부가 신뢰를 쌓아가면서 Step by Step으로 해결해야 한다. 너무 한꺼번에 많은 부분을 바꾸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문제 베이스로 접근했으면 좋겠다. 경증환자가 상급종합병원 외래에 미어터지는 현상은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

요즘에는 암에 걸리면 환자들이 대여섯 군데 병원에 진료예약을 한다. 예약해서 의사들을 만나보고 마음에 드는 의사를 선택하는 구조이다. 그게 왜 가능하냐면 보험이 다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것을 이제는 정말 못하게 해야 한다. 큰 문제부터 접근해서 하나씩 고쳐나가야 한다.

동네병원은 1차 병원, 병상 수에 따라서 얼마 이상은 2차 병원 등 이런 식으로 1차 · 2차 · 3차를 정하면 절대로 해결 안 된다. 왜냐하면, 의료비가 너무 싸기 때문이다. 감기로 대학병원에 가면 돈을 더 많이 낸다고 해도, 의료비가 너무 싸기 때문에 별것 아니게 된다. 문제 베이스로 해결해야 한다.

◆ 문재인 케어에 대한 생각은?

당연히 공공의료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문 케어는 당연히 찬성하지만, 무분별한 복지는 반대다. 너무 많은 복지는 인간을 비도덕적으로 만든다. 병원에 안 가도 되는 사람이 보험을 빌어 병원에 많이 간다. 병원비도 저렴하고 돈을 안 내도 되니까 병원에 막 가는 거다. 이제는 국가가 모든 것을 보장해서는 안 된다.

즉, 지불방식을 바꿔야 한다. 현재 암 환자는 100만 원짜리 주사를 맞아도 5만 원만 낸다. 그런데 그 사람은 국가가 95만 원을 내주는 것을 생각도 못 한다. 그냥 자기가 5만 원을 냈다고 생각한다. 환자가 먼저 95만 원을 내고, 그런 다음에 국가에 95만 원을 청구해 받아야 한다. 그러면 환자들이 국가에 큰절을 할 것이다.

문케어는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구조에서 너무 확대되면, 국가 재정에 고갈이 초래될 수 있다. 불필요한 연명의료를 하지 말라고 해도 가격이 지나치게 저렴하거나 해봤자 크게 해가 안 되면 환자들은 한다. 환자들이 원하면 공급자들도 결국 한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우리나라만큼 의료가 잘 된 나라가 전 세계적으로 없다. 우리나라가 의료에서는 한편으로는 천국이다. 이만큼 병원 가기가 쉬운 곳이 없고, 국가가 많은 부분을 커버해주는 나라도 없다. 아무리 의료비 · 보험료를 많이 낸다고는 하지만, 실제 보험료를 내는 거에 비해서 제공받는 서비스가 훨씬 크다고 생각한다.

◆ 공공의료 TF에서 NCC 비중은?

23일 국립중앙의료원 정기현 원장을 만나기로 돼 있다. 만나서 공공의료 TF와 관련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그런데 공공의료 TF에서 NCC가 적극적으로 가담된 상태는 아니어서 사실 TF가 돌아가는 상황을 잘 모르고 있다. 물론 뉴스나 복지부를 통해서 약간씩은 듣고 있다. 큰 그림을 어떻게 갖고 가려는 지에 대해서는 23일 물어봐야 할 것 같다.

그런데 공공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관 중 하나인 NCC를 빼놓고 그간 논의가 오간 것 자체가 너무 이상하다. 그래서 들어가는 게 맞는 판단인지는 모르겠다. 일단 23일 볼 거다.

◆ 청렴도가 매년 1등급이다.

NCC는 청렴도가 매우 좋다. 그런데 청렴도가 좋아지려면 결국 적절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사람이 먹고사는 데 있어서 결국은 돈이 가장 중요하다. 내가 이만큼 일했는데 그만큼의 대우가 없으면 필연적으로 이상한 행동을 하게 돼 있다.

◆ 최초 여성 원장이다. 각오가 듣고 싶다.

NCC에서 나는 최초 여성원장이자 비서울대 출신이다. 그래서 잘해야 한다. 내가 NCC에서는 유망한 의사로 이름을 떨쳤지만, 원장이 될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을 못 했다. 현재 관심들이 많고, 보는 눈이 많으니 잘해야 한다. 물론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용감하고 배짱이 있는 편이다. 그리고 외과 의사다 보니까 결정할 줄 안다. 리더 덕목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또, 내가 하루아침에 원장 하겠다고 나온 건 아니다. 계속 준비하고, 고민 · 생각했다. 치열하게 준비해서 6:1의 경쟁률을 뚫고 쟁취한 자리다. 내로라하는 선배님들을 뚫고 된 거니 잘해야 한다.

◆ 외과계 현 상황은 어떤지?

요즘 다시 살아나고 있다. 외과 쪽 전공의가 오히려 많다. AI 등이 도입되면서 외과 의사가 좀 더 낫겠다고 판단하는 듯싶다.

내가 전공의 하던 시절만 해도 일등을 해야 외과를 갈 수 있었다. 그런데 전공의 4년 차가 되니까 바로 어려워졌다.

◆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에 NCC도 참여하는지?

당연히 참여한다. 사람이 안 와서 그렇지 호스피탈리스트 모집공고도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