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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NMC 정기현 원장, "코드 인사? 시간 필요하다"

"결과로 보여줘서 세간 논란 불식시킬 것"

국립중앙의료원 정기현 신임원장이 1월 23일 자로 임명됐다. 안명옥 前 원장이 임기 만료됨에 따라 지난해 국립중앙의료원은 11월 7일부터 20일까지 원장을 공모했고, 총 8명이 지원했으며, 후보는 서울의료원 김민기 원장, 서울대병원 박노현 교수, 현대여성아동병원 정기현 원장 등 최종 3인으로 압축됐다. / 그런데 이처럼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지방 중소병원장이라 할 수 있는 내일의료재단 정기현 이사장이 의료원장으로 내정됨에 따라 '보은 인사', '캠코더 인사', '코드 인사'가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이 분분했다. 실제로 지난 2월 1일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에서 정 원장 임명과 관련해 굉장히 문제 있는 인사라고 지적된 바 있다. / 한편, 21일 오전 11시 국립중앙의료원 연구동 스칸디아홀에서 '정기현 원장 취임 및 2018 신년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정 원장은 원지동 이전 계획, 코드 인사 등과 관련한 질의에 답했다. [편집자 주]



◆ 원지동 신축이전사업 추진 계획은?

메르스, 유적 출토 등의 문제로 그간 사업이 많이 지연됐다. 원장으로 부임하면서 원지동 이전을 단순 이전으로 보지 않고, 아닌 무엇을 다룰 것인지의 문제로 발전시켜 고민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공공의료의 중추기관이자 컨트롤 타워로 불린다. 초반에는 의료원에 실리는 기대, 내부 직원의 기대 · 희망 등이 존재했었으나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기대감이 상실되고, 침체로 이어지는 모습들이 조직 내 있었다. 그러한 모습을 비록 한 달 됐지만 느끼게 됐다.

내부 꿈 · 희망을 담아내는 것은 물론이고, 국민 요구를 담아내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한 점에서 원지동 이전은 현재의 침체된 모습을 돌파할 수 있는 강력한 엔진이 될 수 있다.

다만, 건립하는 데 있어 예산 부분에서 부적절한 것이 있다. 원지동 이전과 관련해 어느 정도의 예산이 적절한지를 논의하고, 적절성 · 타당성을 검토하면서 또 시간이 지연되고 있다.

그래서 당장 정해져 있는 것에 충실하면서, 이후에 보태가는 형태로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

이런 식으로 진행하면 추진력이 좋아진다. 이러한 의미로 취임사에서 원지동 이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그간 지연됐지만, 현재는 커다란 장애물들을 대부분 넘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향후 의료원 역할 · 기능과 관련해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있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탓에 발표하지는 않았는데, 규모가 작고 병상 수가 적은 것이 사실이므로 시간을 두고 추진할 계획이며, 현재 논의 · 확정된 사안은 빠르게 추진할 예정이다. 

이전은 또 다른 시작이다. 더 거창하게 말하면 '재개원' 수준으로 고민 · 준비하지 않으면, 이전의 의미가 반감된다. 단순히 건물을 옮기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지금 해야 할 일은 진료 영역은 물론 의료원의 역할 · 기능 등을 재개원 수준으로 빠르고 새롭게 짜는 것이다.

규정부터 새로 만들어 새 병원으로 이전됐을 때 그대로 세팅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야 하며, 직원이 합심해야 한다.

◆ '재개원' 수준으로 원지동 이전을 준비한다고 했는데, 병상 · 인력 등 규모가 궁금하다.

이전 계획에서 재개원 수준을 언급한 것은, 지금 모습으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원지동이 강남 서초구인데, 수요조사 때 인구수, 연령층 등을 고려 · 계산했고 기재부 타당성 조사를 통해 600병상으로 정해졌다. 실제, 규모가 작은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결정된 것은 빠르게 추진할 예정이며, 향후 900~1000병상 정도로 전략을 수정할 계획이다.

당장 병상 규모까지 고려하려면 다시금 1~2년이 지연되기 때문에 일단 다른 트랙으로 필요성을 확보해놓고, 기타 확정된 부분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야 하므로 재개원 수준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이다. 너무 구체적 얘기를 하기에는 지금은 적절치 않다.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에서 의료원장 코드인사 얘기가 야당 의원 입에서 많이 나왔다. 국회를 많이 다녀봐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간단한 취임식 관련해서 국회에 갔었다. 원장이 되고 나서 여당보다는 야당 의원을 많이 알게 됐다. 국회에 자주 방문할 계획은 있으나,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 '코드 인사'라는 지적이 있다. 부정적 시각을 어떻게 불식시켜 나갈 것인지?

의료원장 내정과 관련해 그간 언론에서 말들이 많았다. '코드 인사' 기사를 읽으며 많은 생각을 했다. 나온 얘기 중 맞는 것이 있다면 수용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보여줄 수밖에 없다.

한국 사회의 기존 질서로 보면, 코드 인사로 여겨질 수 있다. 부정적이든 아니든 특별히 할 말은 없으며,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낙하산 인사'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시간이 지나고 결과로 보여줘야 하는 문제이며, 그때는 정의가 달라질 것이다.

◆ 지방 중소병원의 이사장이 국립중앙의료원장이 됐다는 기사가 나갔다. 부담감, 마음가짐 등이 듣고 싶다.

국립중앙의료원장은 무거운 자리다. 그런데 세간에서는 이게 큰 권력이라고 생각하는 듯싶다.

기사를 보며 생각했던 것은 지방 중소병원 부분이다. 작은 병원을 운영했기 때문에 큰 병원 운영이 힘들 거라고 얘기가 나왔다. 그런데 힘들다는 생각이 하나도 들지 않는다. 이는 내가 건방지기 때문이 아니다. 나름의 경험을 통해 병원 운영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이 있었다.

또, 산부인과와 소아과라는 수익이 잘 나지 않는 두 과가 모여서 중소병원을 형성했는데, 크기는 작을지언정 운영 면에서 해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봤다.

업무 보고를 받으면서 느낀 건 의사결정 등의 방식 차이만 있을 뿐 메커니즘이 똑같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진료 기능만 있는 게 아니고, 공공의료 사업 부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걱정은 안 되지만 100% 자신 있다는 게 아니다. 자리가 무겁다고 느낀다. 지금 현재는 국립중앙의료원뿐만 아니라 전체 의료가 큰 전환기를 맞는 중요한 시점이다. 이 가운데 국립중앙의료원이 공공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무엇을 제시할 것인지가 무척 무겁게 느껴진다.

◆ 취임사에서 종합보건센터 추진을 언급했다. 의료인력 구하기가 어려운데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지?

종합보건센터는 상징적 표현이다. 당시 확장형 병원이라는 표현도 사용했는데, 병원이라기보다는 여러 가지 기능을 올곧게 담은 센터여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그간 민간병원에서는 평면적인 운영으로 인해 보건의료 제도 내 할 수 있는 것들에 한계가 있었다. 그렇지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의료에서 담아내야 할 부분들을 공공영역에 있는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제시하지 못하면 이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얘기한 것이다.

단순히 센터를 나열해서 종합적인 센터를 두는 것이라기보다는 기능 · 역할에 대해 총체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물론 인력도 필요하다. 응급, 외상, 감염, 심뇌혈관, 호흡기 등 여러 센터가 존재하는데, 의료 민낯이 드러나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의료 인력 문제가 크게 대두되는 게 사실이다. 

인력 부족 문제는 큰 틀에서 입체적으로 고민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다. 내가 공공보건의료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인력 문제는 공공보건의료발전위원회에서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본 질문을 종합보건센터를 채울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한데 어떻게 센터 추진이 가능하냐는 것으로 이해했다. 인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두 번째 엔진이 있고, 조만간 말할 계획이다.

◆ 前 원장이 통일의료에 신경을 많이 썼다. 신임 원장으로서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사업은 많이 있으나, 하던 사업을 마무리하고 새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일단은 '하던 일을 들여다보자'가 계획이다. 사업에는 통일의료뿐만 아니라 건강 증진 등이 전부 담겨야 한다. 

그리고 국립중앙의료원 역사와 관련된 문제인데, 시혜를 받던 과거에서 벗어나 이제는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WHO와 같은 곳에서 우리나라 의료의 지원을 요청할 경우 국립중앙의료원이 주도적 역할을 맡아서 해야 한다. 그런 일을 해보고 싶다.

바깥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부 일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들과 관련해 단순히 전체 체계를 갖추는 것에서 그칠 게 아니라 기관장들 간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기관장 네트워크를 탄탄하고 내실 있게 만드는 것에 힘을 써볼까 한다.

물론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필요하지만, 공공영역에 있는 산하기관 간 네트워크는 필요하다. 혼자서는 일하지 못한다.

또한, 중앙 부처와 관련해 한 부처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극히 적다. 한 부처 안에서도 칸막이가 존재해 원활하게 소통하지 못하고 있다. 산하기관에서도 네트워크가 형성되지 않으면, 모양새를 제대로 갖춰서 일을 진행하지 못한다.

이제는 말만 하지 말고, 실천해야 하는 시점이다. 

◆ 국립중앙의료원이 민간병원과 경쟁한다고 생각하는지? 또, 환자가 왜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민간병원과 경쟁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 안 한다. 질문 의도를 공익적인 일도 중요하지만, 경영도 신경 써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했는데, 경쟁을 목표로 삼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다. 

다만 민간이든 공공이든 의료가 가진 본질, 바람직한 측면 등을 반드시 추구 · 실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돼야만 병원과 조직 내 구성원간 상호 신뢰가 생기며, 환자 신뢰로 연결돼, 환자가 자발적으로 병원을 찾게 된다.

국립중앙의료원의 역할은 단순히 환자를 많이 보고 수익을 내는 게 아니다. 그런데도 진료 부분은 대단히 중요하다. 진료 질은 일정한 진료 양 없이는 담보되지 않는다.

지나친 수익 추구를 위한 행태가 공공의료기관에 있어서는 안 된다. 이게 환자 신뢰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국립중앙의료원이 기준 · 대안을 제시하면 환자가 신뢰하고 공공의료기관을 찾지 않을까 싶다.

경영적 측면을 도외시할 수 없고, 소홀하면 안 되겠지만, 수익 추구를 위해서 경쟁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 '사람 중심' 기치가 무엇인지 정의해달라

'사람 중심'이라는 공적 가치는 가치지향적이며 포괄적 · 철학적 문제이다. 만일 '사람 중심'의 기치로 접근한다면, 예를 들어 저출산이나 지역 격차 · 소외와 관련해 단순히 '저출산이니 아이를 많이 낳아야 한다', '지역 인구가 부족하니 공장을 유치해서 경쟁해야 한다' 등의 대안이 상당수 달라질 것으로 생각한다.

'의료가 과연 사람을 향해 있는가?', '그에 대한 열정이 있는가?' 등 현 의료계에 질문을 던지고 싶다. 

사람 중심의 공적 가치 표현은 의료 자체가 사람을 향한 의료여야 한다는 가치 및 철학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 청렴도가 낮게 나왔다.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지?

어느 기관이든 기관장의 도덕성이 선행되지 않으면 모든 게 잘 안 될 거라고 생각한다. 특히 공공기관의 경우 반부패 의지 등 기관장의 도덕성이 선행돼야 한다.

그래서 그러한 환경이 조성돼야 하는데, 이를 개인 문제로 볼 것인지 구조적 문제로 볼 것인지 양면성이 존재한다.

그런데 개인 문제로만 접근하면 해결할 수 없다. 먼저 구조적인 문제를 들여다봐야 한다. 인사위원회나 인사과정 등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면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기본적으로 원칙 및 기준을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원장 재량권도 원칙 · 기준에 근거해 있기 때문에 제 맘대로 할 수 없다. 결국, 마인드와 시스템 문제인데 시스템을 봐야 할 듯싶다.

부정 · 부패와 관련해 온정적인 처리는 절대 안 할 것이다. 한 사람을 비난하기 이전에 조직적인 측면에서도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기관 운영 자체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에 감사 기능 인프라를 정비할 계획이다.

그런데 이런 일의 발생이 하나의 조직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오랫동안 침체된 어느 조직에서나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런 문화가 형성됐을 때 내부 갈등 관리가 잘 안 된다. 내부 참여 등이 잘 안 되고, 리더쉽도 작용 못 한다. 복합적으로 잘 정비해야 개선할 수 있다.

큰 틀에서는 그렇고, 구체적으로는 기관 운영 자체의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갈등 관리 등 내부적인 사안도 잘 해결하는 구조를 만들겠다.

◆ 원지동으로 이전할 경우 을지로6가 주변에 외상센터가 없어진다.

트라우마 센터가 소단위 지역마다 있을 필요 없다. 응급센터와 외상센터는 역할이 다르며, 지체되지 않고 골든타임 안에 이송될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하는 게 중요하다. 곳곳마다 있는 게 해결책은 아니다. 질 문제다.

이 주변에 외상센터가 비는 것과 관련해 중국에서도 관심이 많다. 매각 과정에서 '200배를 남겨두고 간다' 등 합의한 것으로 아는데, 서울시와 여러 가지로 협의할 사안이 아직 많이 있어서 차후에 발표할 예정이다.

◆ 국립중앙의료원은 국가 의료 기관이지만, 그간 이름값을 못 한 측면이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이 National Medical Center인데, 여기서 National이라는 단어가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이 단어가 주는 무게는 감당하기 힘들다. 2주 전 WHO 2인자인 제네바와 미팅을 했는데, National이 언급됐고, 이와 관련해 답변하면서도 무거운 느낌이 들었다. 

건립 이래로 의료원에 누구 하나 관심 가진 일 없고, 애정이 어린 눈길로 쳐다본 적도 없었으며, 따뜻한 손길 내민 적 없었다. 그런데 자꾸 뭘 하라고만 하니 서운한 면이 다소 있다.

◆ 인재양성대학원 설립 계획은 어떻게?

취임사에서 Think Tank를 언급했는데, Action Tank도 돼야 한다. 교육이라는 것이 협력체 소개로 공공의료 평가 · 지원 기능이 있어야 하지만, 전체 공공 의료 인력 문제, 지역 간 격차 해소 문제에서도 중요하다. 

20일 국회에서 서울시립대와 관련해 공공의료 인력 얘기가 나온 것으로 아는데, 접근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어찌 됐든 공공의료 인력 양성 문제는 대단히 중요하며, 이 부분에서 국립중앙의료원이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 권역외상센터 운영 계획은?

현재 권역응급센터와 권역외상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나, 실질적 기능은 제대로 발휘되고 있지 않다. 그런데 향후 권역외상센터를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자리 잡게 할 계획인지는 이 자리에서 얘기하기가 적절치 않다. 

공공의료기관의 외상센터 운영과 관련해 현재 준비하는 계획이 있다. 그런데 아직은 사람만 채워가고 있고, 환자 등의 내용은 부족하다. 이전하면서 그림이 완성되고, 현실적인 기능들이 채워질 거라고 본다. 

그리고 국립중앙의료원은 국가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 응급, 외상, 감염 등 여러 영역이 존재하는데 다른 위원회에서 발표될 것이다. 

외상과 응급이 유사한 부분이 있는데, 현재 외상 전문의 수련부터 출발해서 모든 문제가 합의로 정해진 게 없다. 그런데 의료원이 이를 먼저 얘기하는 것은 오버하는 것이다. 어쨌든 의료원이 응급, 외상 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현재 인력도 많이 수급된 상태이다.

◆ 병원 수가가 적정하다고 생각하는지? 또, 정부가 수가를 올려준다고 약속했는데 실제 인상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수가 인상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현재 수가는 적정한 것도 있고, 적정하지 않은 것도 있다.

그런데 단순히 수가가 적냐 많냐를 따지는 것은 고민할 부분이다. 현재 문재인 케어에서 전달체계 문제와 공공의료를 연계해 해결을 시도하면 수가 인상은 충분히 가능하다.
 
그리고 왜곡된 수가체계를 바꾸는 게 중요하다. 전달체계에서 중요한 게 '돈의 흐름을 바꾸는 것'이며, 이러한 것들이 함께 이뤄졌을 때 1 · 2 · 3차 의료기관의 생태계가 형성되면서, 같이 먹고살 수 있는 구조로 간다.

입체적 사고로 참작하면 의료계의 미래는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총체적으로는 국민 의료비를 늘려야 한다. 즉, 파이를 늘려야 한다. OECD 데이터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의료비는 꼴찌에서 3위이다. 그런데 의료비를 늘리는 것을 두려워하면 의료 인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기준을 제시하고자 하는 게 그런 것이다.

수가 문제뿐만 아니라 공공의료기관에서 제시해야 하는 기준은 시설, 인력, 장비, 임금 등이다. 예를 들어 간호사가 환자 수당 몇 명이 적절한지, 근무하는 인력의 임금 수준은 어떤지 등이다. 이런 기준을 제시하는 모델이 우리나라에는 아직 없다.

국립중앙의료원 역할은 물론 한발 더 나아가는 것이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준을 제시하고 이끌어나가는 것이다. 총체적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 전달체계에서 돈의 흐름을 바꾼다는 것은?

돈 흐름을 바꾼다는 게 생태계로 표현되는데, 상급종합병원에서 경증 환자는 다 빼내야 한다. 일차의료에서는 기능 · 역할을 새롭게 부여하고 거기에 맞게 수가를 지급해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현재 평가지표가 상급종합병원 내지 Big 5만 살아남도록 제작돼 있다. 그 흐름을 바꿔야 한다. 지표개발 자문회의에 가보면 Big 5 자문위원이 지표를 만들고 있다.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왜곡이 있다. 

기준이 너무 높으면 대한병원협회에서 낮춰달라고 한다. 결국, 경제 논리로만 움직이기 때문에 피해는 선의의 의료기관과 환자에게 간다.

흐름을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칸막이를 쳐서 적절하게 바꿔나가야 한다.

◆ 민간병원 운영은 어떤 식으로 했었는지 궁금하다.

100병상을 두고 192명의 직원과 함께 운영했다. 운영하면서 지켰던 원칙은 비정규직, 비급여 등이다. 병원에 비정규직이 단 한 명도 없었고, 비급여가 0.28%로 거의 없었다. 또, 인센티브 제도를 절대 안 했다. 

이러한 원칙들을 지키면서 운영하다 보니 조그마한 시골 병원 내 살림살이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도 의료진과의 신뢰를 지키고 싶어서 원칙을 세웠다. 

최소한 의료진 및 간부들에게는 수익을 그대로 투명하게 공개했다. 그러다 보니 병원과 직원 간 신뢰가 쌓여서 병원이 잘 유지됐다. 그 신뢰가 지역사회로 이어졌고, 환자가 병원을 자발적으로 찾았다. 최선을 다하는 직원의 모습에서 지역사회가 신뢰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