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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C형 간염 치료제 시장, 판세는 길리어드로 굳혀지나?

현저히 낮은 약가에도 불구하고 BMS 품목 내리 하향세

2017년 1분기 C형 간염 치료제 원외처방액 실적을 조사한 결과, 낮은 약가에도 불구하고 BMS의 '순베프라(아수나프레비르)'와 '다클린자(다클라타스비르)'가 하향세를 지속하고 있는 반면 원조 강자 길리어드의 '소발디(소포스부비르)'와 '하보니(레디파스비르/소포스부비르)'는 여전히 건재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24일 메디포뉴스가 유비스트 자료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7년 1분기 길리어드 '소발디'의 원외처방 실적은 약 180억 9,500만 원으로 2016년도 4분기와 비교해 18.5%의 상승률을 보이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또한 길리어드의 또 다른 C형 간염 치료제 '하보니' 역시 1분기 49억 6,900만 원의 원외처방 실적을 내며 전분기 대비 12%의 성장을 보였다.

이와 정반대로 BMS의 '순베프라'와 '다클린자'는 두 품목 모두 2016년 4분기 대비 약 25% 정도의 하락을 보이며, 각각 14억 1,200만 원과 59억 4,900만 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하며 지난해에 이어 하향세를 이어갔다.

현재 시중에 출시된 경구용 바이러스직접작용제(DAA)의 C형 간염 바이러스 치료 효과에는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대부분의 치료제가 90%가 넘는 치료율을 보이며, 사실상 완치에 가까운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차이는 디테일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발생한 C형 간염 바이러스 집단 감염 사건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아직 C형 간염에 대한 국민의 인식 수준이 낮은 상황이다. 자발적인 검진이 이루어지지 않으니 숨어 있는 환자 발굴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의료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또한 C형 간염으로 진단된 환자들은 조기 치료와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간경변증 및 간암으로의 진행을 낮춰야 하는데 이때 가장 큰 장애가 되는 요인이 약가이다.

의료진들은 이렇게 완치에 가까운 효능을 가진 DAA 제제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약가를 통해 환자의 접근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전하고 있다.

현재 길리어드 '소발디'의 보험약가는 정당 25만 7,123원이며, '하보니'의 보험약가는 29만 7,620원. 결코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반면 BMS '다클린자'의 보험약가는 정당 4만 703원이며, '순베프라'의 약가는 5,154원으로 길리어드와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에서 굉장히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유리한 가격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BMS 품목들이 하향세를 이어가는 이유는 뭘까?

업계 관계자들은 몇 가지로 추정하고 있다. 길리어드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먼저 DAA 제제를 출시한 회사다. 또한 전 세계 HBV/HCV 시장의 50%가 넘는 점유율을 선점하고 있으며, 그만큼 그간 축적된 임상 데이터와 리얼월드 데이타가 탄탄하다.

DAA 제제 중 가장 확실한 효과나 안전성 프로파일을 갖춘 만큼 의료진들의 신뢰로 인해 약제 변경이 적다는 게 하나의 설이다.

또한 다른 DAA 제제들에 비해 약물상호작용이 적어 다수의 약제를 복용하는 만성 질환자에 사용이 용이하다는 게 또 하나의 이유다.

한편, 1분기 원외처방액을 통해 살펴본 BMS 품목들을 처방건수로 환산해 생각해 보면 그렇게 나쁜 성적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워낙 낮은 약가인 탓에 처방액은 길리어드 품목에 못 미칠지언정 처방건수로 생각하면 거의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점점 BMS 품목들의 원외처방액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

게다가 최근 후발주자 MSD의 '제파티어'가 약가협상을 거치지 않고 보험약가가 결정되며 신속 등재 절차를 밝고 있어, BMS 품목은 앞으로 더욱 압박을 받을 것이란 예상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제파티어'는 27일까지의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쳐 다음 달 1일 정당 13만 43원에 급여 등재된다.

국내 환자분포가 가장 많은 유전자형 1a형 및 1b형 감염 환자에서 12주 단독 혹은 리바비린(RBV) 병용요법 혹은 유전자형 4형에서는 치료 경험 유무에 따라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에선 12주 단독요법으로, 페그인터페론과 리바비린 투약 경험이 있는 경우엔 16주 RBV 병용요법에 급여를 적용받는다.

이번 '제파티어'의 출시가 길리어드 품목보다는 BMS 품목에 더 지대한 영향을 줄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제제의 대사기전인데, 길리어드의 제품군은 신장에서 대사되지만, BMS 품목들과 '제파티어'는 간에서 대사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길리어드 제품은 신장애 환자에서 사용할 수 없지만 나머지 두 회사의 제품은 간장애 환자에서의 사용이 어렵다.

'제파티어'의 사용이 길리어드 품목과 겹치는 것보다 BMS 품목과 겹치는 부분이 크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제파티어'의 약가는 딱 길리어드와 BMS 품목의 중간 수준이다. 여전히 약가 면에서는 BMS 품목이 유리한 상태.

앞으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하는 2분기 이 회사 제품군들이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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