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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복지부는 의료기관 감염관리 실상 귀 기울여야

메르스 사태가 발생한지 2년이 가까워진 가운데 의료기관 직원의 효율적인 감염관리 방안을 논의하는 국회토론회가 최근 개최됐다.


환자를 직접 상대하는 의료진과 의료기관 직원은 감염병에 가장 쉽게 노출된다. 또한 이들이 감염되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감염병이 확산된다. 메르스가 그랬다.


정부는 메르스 사태 이후 감염관리실 설치 기준을 점차 강화하고 있다. 기존 ‘200병상 이상 중환자실을 보유한 병원’이던 설치 기준은 이달부터 200병상 이상 모든 병원으로, 내년 10월부터는 150병상 이상 모든 병원으로 확대된다.


이런 와중 현장에서 바라본 의료기관 감염관리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는 토론회는 관심이 갔다.


토론회를 요약하자면 ‘인력 부족’ 문제였다. 감염관리실 설치 유무를 떠나 우리나라 산안법은 50인 이상 모든 사업장에 보건관리사를 두도록 하고 있다.


이 보건관리사는 의료기관에도 있는데 사실상 감염관리 업무까지 전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무량도 문제이지만 의료기관 특성상 감염병에 대한 전문성이 더욱 강조되는데 현재의 교육수준으로는 제대로 된 감염관리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자는 병원의 감염관리는 당연히 감염관리실에서 감염전문가가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왜 병원들은 애써 설치한 감염관리실에서는 행정적인 업무만 하고 보건관리사가 실무를 담당토록 하게 했을까?


보건관리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추측컨대 많은 병원들은 감염관리실을 설치하면서 새로운 인력을 충원하기 보다 근무 중인 간호사를 감염관리사로 배치했다. 감염관리사(간호사)의 기존 간호업무도 등한시 할 수 없기에 결국 보건관리사에 업무가 가중됐다.


정부는 지난해 9월 감염예방관리료를 신설하는 등 의료기관 감염관리를 지원하고 있지만 감염관리사를 충원할 정도의 지원은 안 되나 보다. 이 같은 보건관리사의 감염관리 업무전담은 정부 지원이 부족하다는 방증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복지부 담당자는 업무량이 많다는 하소연만으로 제도 개선을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감염관리 업무분장은 복지부 소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는 전문성 부족, 업무량 가중에 따른 감염관리 사각지대를 지적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토론회였으면 한다고 아쉬워했다.


병원의 업무분장에 따라 일이 힘들어졌다는 소리를 왜 정부에 하냐는 답변이다. 얼핏 들으면 일견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를 겪은 우리나라 복지부 공무원이 할 소리인지는 의문이 든다.


왜 병원에서 보건관리사가 감염관리 업무를 하게 됐는지, 그에 따른 감염관리의 문제점은 없는지,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등을 보건관리사와 복지부 공무원 중 누가 더 고민해야 할까? 보건관리사가 개선안을 제시하지 않고 문제제기만 하면 안 되는 걸까?


감염병 관리를 위한 투자는 감염병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사실 헛돈을 쓰는 일이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어느 정도 과투자 할 필요도 있다. 감염관리 지원에 대한 적정수준을 잘 검토해 제2의 메르스 사태가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