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목)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기자수첩

공든 탑 무너뜨린 5인의 대의원 차제엔

서울시의사회가 지난 1960년 9월9일 회칙을 제정한 이래 57년 만에 전면 개정을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회칙을 개정하려면 총회에 대의원 3분의 2 참석에 3분의 2가 찬성을 해야 된다. 그런데 25일 열린 정기대의원총회에 재적대의원 178명 중 3분의 2인 119명이 참석했으나 막상 회칙 개정안건 상정 전 대의원수를 점검한 결과 5명이 자리를 떠 안건 자체를 상정할 수 없었다.

그간 전면 개정에 공들인 수고에 비해 안건 상정은 싱겁게 무산됐다.

서울시의사회의 회칙 개정 준비 작업은 많은 공이 들었다. 김숙희 회장이 당선되면서부터 필요성이 부각됐다. 1960년 제정 이후 오랜 세월이 흘렀고, 모호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주승행 부의장이 의장의 바통을 이어 받으면서 준비작업은 본격 시작됐다. 대의원회 산하에 ‘회칙개정위원회’가 꾸려 졌다. 5차례 회의와 지난 2월3일 서울로얄호텔에서 ‘회칙 전면 개정 토론회’도 개최했다. 이후에도 6번째 정관개정위원회가 열렸고, 대의원회 ‘법제 및 회칙분과위원회’에서도 검토하는 등 많은 공을 들였다. 호텔에서의 토론회와 수차례 회의로 많은 비용도 소요됐다.

이처럼 공을 들인 회칙 전면 개정안이 정작 25일 열린 정기대의원총회에서는 의사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싱겁게 막을 내렸다.

자리를 뜬 5명의 대의원이 공든 탑을 무너뜨렸다.

이 때문인지 폐회 후 여기저기서 자리를 뜬 5명의 대의원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대충 들어 보면 “대의원 119명이 거마비를 가져갔다. 그런데 5명은 회의 도중에 가버렸다. 먹튀한 거다. / 6시도 안됐다. 지방대의원도 아니고 서울지역인데 좀 늦는 다고 차가 막혀서 집에 못가나? / 총회 전에 참석 가능 대의원을 점검한 결과 총 178명 중 138명이 온다고 확답했다. 그런데 간신히 119명을 채웠다. 이 마저도 중간에 5명은 가버렸다.”등이다.

대의원총회에 대의원들의 불참이나 중간 이탈은 비단 서울시의사회 만의 고질병이 아니다. 앞서 지난 3월17일 열린 충청북도의사회 정기대의원총회도 대의원수 부족으로 ‘회장 직선제’ 회칙 개정을 하지 못했다.

차제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몇 가지 대응 조치가 필요하다.

먼저 중간에 자리를 이탈하는 대의원을 끝까지 확인해서 대의원 자격을 박탈하려면 전자투표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겠다. 이렇게 되면 대의원총회 중간 중간 전자투표를 통해 중간에 자리를 뜨는 대의원들을 가려 낼 수 있다. 그 결과를 서울시의사회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것이다. 중간 이탈이 정기대의원총회 건 임시대의원총회 건 2번 이어지면 대의원 자격을 박탈하는 거다.

항상 공석이 많은 대학병원 파견 대의원, 즉 특별분회 대의원 수의 재조정도 필요할 듯하다. 특별분회 대의원인 대학교수들의 관심사는 논문작성이나 대학에서의 보직, 그리고 전문과별 학회활동 등이다. 결국 이들의 대의원총회에 대한 관심도는 낮을 수밖에 없고 출석률도 저조하다. 아니나 다를까 25일 열린 서울시의사회 정기대의원총회에도 특별분회 자리는 텅텅비었다. 그렇다면 대의원 배정수를 줄이는 방법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