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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이차의견 줄이기, 환자 소통 중요해

신동욱 교수, 의학적 결정 앞둔 환자 다양한 의견 수렴 당연

불필요한 이차 의견 구하기와 닥터 쇼핑을 줄이기 위해서는 결국 환자에게 임상진료 가이드라인에 기반을 둔 일차 의견 전달이 잘 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이차 의견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 또는 임상적 상황들을 위한 바람직한 체계도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는 최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발간한 근거와 가치에 실린 ‘이차 의견과 닥터 쇼핑’ 기고문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이차 의견 구하기’는 일반적으로 환자가 주도해 본인의 진단, 치료, 예후 등에 대해 다른 독립된 의료인으로부터 의견을 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닥터 쇼핑은 하나의 질병 에피소드 중에 여러 의료공급자를 방문하거나 위법하게 처방을 받기 위해 여러 의료 공급자를 방문하는 행위로 정의된다.


이에 대해 신 교수는 중요한 의학적 결정을 앞둔 환자와 가족들이 환자를 위한 최고의 결과를 기대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의 의학적 결정을 내리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는 생각이다.


그는 “여러 의사를 방문하고 그들의 의견을 들어보고자 하는 것은 다른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과 기본적으로 같은 현상”이라며 “다만 이차 의견이 의료의 질 향상이나 환자의 건강 결과 향상에 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정적인 자료는 아직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상당수의 경우 원래의 진단이나 치료와 다른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나타나 이차 의견이 잘 이용된다면 제안된 치료에 대해 재평가를 통해 의료의 질이 향상되거나 불필요한 의료비용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신 교수의 설명이다.


신 교수는 “환자들이 이차 의견을 구하는 과정에서 만족도가 높으며 본인의 상태에 대해 더 잘 이해하거나 치료에 대해 더 확신을 가지게 됐다는 긍정적 경험을 바탕으로 요구도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반면 잘못된 방향으로 이용되는 경우 환자들은 하나 이상의 의견으로 인해 오히려 치료 결정이 어렵고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의료 자원의 낭비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역시 존재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차 의견을 구하는 과정을 보다 체계적이고 질적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방식으로 구조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이차 의견을 체계화하는 데 있어서의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의료의 영역별 차이를 고려할 때 어떤 부문에서 이차 의견을 허용 또는 활성화해야 하는지 ▲일차 의견과 이차 의견이 다른 경우 어떻게 해소를 해야 하는지 ▲이차 의견을 구하는 과정에서 일차 의견을 준 의사의 동의를 받거나 의뢰 과정에 참여를 시켜야 하는지 ▲온라인 이차 의견을 허용해야 할지 및 허용한다면 이에 따른 개인정보 보호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설계를 언급했다.


또한 ▲보험 급여를 해줘야 하는지 ▲생길 수 있는 윤리적 법적 문제들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이차 의견을 제공하는 제공자들이 개인적 또는 경제적인 이해관계로 인해 환자를 유인하지 않도록 하는 장치 역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이차 의견에 대한 시스템에 앞서서 더욱 강조돼야 할 것은 질 높은 일차 의견이 제공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라며 “이차 의견을 구하고 닥터 쇼핑을 하는 이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일차 의견을 제공한 의사에 대한 불만족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의사들이 환자와 좋은 치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의사소통에 대한 기술을 훈련시키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의사들이 질병의 자연 경과를 잘 설명해 상호의 공유된 이해를 기반으로 서로 합의한 질환에 대한 관리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환자들로 하여금 같은 질병으로 여러 의사를 찾아가지 않도록 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편으로는 대중이나 환자들이 닥터 쇼핑이 가져올 수 있는 위험에 대해서 인식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할 필요도 있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그는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에서 환자는 어떤 의료기관이라도 큰 제약 없이 방문할 수 있으며, 담당의사를 쉽게 바꿀 수 있다”며 “환자들의 의료에 대한 기대가 늘어나고 인터넷을 통하여 의료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늘어나면서 이차 의견을 찾고자 하는 환자의 숫자는 늘어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불필요한이차 의견 구하기와 닥터 쇼핑을 줄이기 위해서는 근거 중심의 임상진료 가이드라인에 기반을 둔 일차 의견이 환자 중심적인 의사소통을 통해서 환자에게 잘 전달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차 의견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 또는 임상적 상황들이 있으며 이를 위한 바람직한 체계를 갖추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