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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죽음 몰고 온 심평의학 완전 공개돼야

의혁투 등 의사 80여명 건보공단 안산지사 앞 시위

“왜 우리가 심평의학이라고 하는, 심평원의 잘못된 급여기준에 맞춰서, 돈 몇 푼 아끼겠다고 의학적 원리를 무시하는 진료를 해야 하는가? 사람을 죽음에 몰고 가는 잘못된 행정 폐해를 당해야하는가? 이번에 이 사태를 계기로 급여기준, 심사기준의 완전한 공개를 요구해야한다.”

지난 23일 오후 7시부터 건강보험공단 안산지사 앞에서 의사 80여명이 ‘강압적 현지 조사에 유명을 달리한 안산 모 원장을 애도하고, 보건복지부 건강보험공단, 심사평가원의 자살 강요하는 행정 살인 행위를 강력 규탄한다.’는 집회를 가졌다.

추모집회는 80여명의 의사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최대집 의혁투 공동대표의 사회로 진행됐다. 안산 모 비뇨기와 원장을 추모하는 묵념에 이어 이호준 안산시의사회 회장의 추모사, 어홍선 대한비뇨기과의사회 회장의 추모사, 방상혁 대한의사협회 전 기획이사의 추모사가 이어졌다.

추모사에서 안산시의사회 이호준 회장은 “사마귀가 손바닥에 있을 수 있고 발바닥에 있을 수 있는데 치료의 청구방식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부당청구라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은 내과의사인 나로서는 처음 들었던 일이다. 이 것이 유명을 달리할만한 일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현지조사부터 혼자 외롭게 중압감을 감당하다 생을 포기하신 비뇨기과 원장은 개인적으로는 내 선배다. 아들들도 아직 출가도 못시켰고 공부도 아직 안 끝났다. 내년에 은퇴를 앞두고 계신 분이다. 무슨 욕심이 있어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얼마나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질렀기에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설명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홍선 비뇨기과의사회 회장은 “후배로서 지켜드리지 못한 죄송함과 안타까움, 그리고 원망이 우리를 엄습해온다. 심평원이 경찰인가? 검찰인가? 마치 검경보다 더한 공권력을 앞세워서 의사들을 핍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 회장은 “청구심사의 고무줄 같은 잣대, 제발 개혁됐으면 좋겠다. 울고 몸져 누워있는 원장의 부인과 자녀들을 생각하면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우리가 여기 서 있는 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원장님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의 마음을 감싸주면서 함께해나가자.”고 말했다. 

방상혁 대한의사협회 전 기획이사는 “너무 분하고 원통하다. 세상의 어느 집단에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들로 범죄자 취급을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드는가? 이것은 국가 권력에 의한 살인이다.”라고 말했다.

방 전 기획이사는 “ 10만 대한민국 의사들이여, 이제 제발 일어나 달라. 언제까지 이런 부당한 처사에 당하고만 있어야하는가? 원장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모두의 문제다. 말도 안 되는 고무줄 잣대. 의사들이 원하는 것은 국민을 위한 제대로 된 최선의 진료인데 이를 가로막는 심평원의 부당한 잣대를 우리가 언제까지 침묵해야하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추모 침묵 시위를 5분 진행했으며, 애도의 뜻을 표하는 자유 발언이 이어 졌다.



2부 행사에서는 복지부 공단 심평원의 규탄 발언과 결의가 진행됐다.

규탄 발언에서 최대집 의료혁신투쟁위원회 대표는 “현지조사에서 어떤 압박이 있었기에 그 분이 2달여간 혼자 고민하다가 견디지 못하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 자살을 선택해야했었는지, 해당 책임자들에 대해서 명확한 사실관계를 조사해서 반드시 형사적, 행정적, 민사적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왜 우리가 심평의학이라고 하는, 심평원의 잘못된 급여기준에 맞춰서, 돈 몇 푼 아끼겠다고 의학적 원리를 무시하는 진료를 해야 하는가? 사람을 죽음에 몰고 가는 잘못된 행정 폐해를 당해야하는가? 이번에 이 사태를 계기로 급여기준, 심사기준 완전한 공개를 요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최대표는 “책임자 처벌, 급여기준심사기준 완전한 공개, 청구대행 근본적 해결 이 3가지 방향에서 문제제기를 하면서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하고 관철하기 위해 사력을 다해 투쟁을 해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변형규 안산시의사회 기획이사는 “개원한지 3년이 됐는데 나도 제대로 청구를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분명히 지급은 다 되고 있고 나도 정상적으로 청구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수년이 지나서 잘못됐다고 하면 똑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변 이사는 “우리가 진료를 하면서 왜 이런 것까지 신경을 써야하는가? 오늘 이 자리를 계기로 이런 문제가 개선되고 바뀌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이 끝이라고 생각 말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투쟁을 이어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규선 대한비뇨기과의사회 의무부회장은 “손에 사마귀가 생겼다. 의사는 어떻게 할까? 치료해야한다. 그 순간에 이건 보험이 되고, 이건 보험이 안 된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의사인가? 유명을 달리한 의사분은 환자를 위해서 환자에게 이익이 된 치료를 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 의무부회장은 “모욕적인 언사와 강압적인 태도 등 복지부, 심평원, 공단은 당연히 반성하고 책임자를 찾아내서 처벌해야한다. 국민들께서 이들의 행태를 막아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회장은 회원들의 아버지 어디서 무엇 하나?…분노 모아 규탄집회 크게 열어야

좌훈정 대한의사협회 전 감사는 “9년전 과천에서 의료법 개정에 저항해서 할복했다. 오늘 너무 슬프고 괴롭다. 마음 같아서는 한번 더 하고 싶다. 통고도 없이 복지부 공단 심평원 실사 나오면 자료 다가져 가고 거부 하면 1년 정지 먹는다.”고 말했다. 

좌 전 감사는 “오늘 추무진 회장이 왔나. 이게 대한민국 의사들의 현실이다. 회장은 회원들의 아버지와 같다. 그런데 오늘 추모 집회에 추무진 회장이 안 왔다. 자식 장례식장에 부모가 오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이다.”라고 말했다.

좌 전 감사는 “추 회장은 지금 어디서 무엇하고 있나 한번 더 기회를 드린다. 오늘 회원들의 분노를 모아서 강력하게 복지부 공단 심평원에 항의하고 규탄 집회를 크게 열라. 그렇지 않으면 회원들의 분노가 회장에게 바로 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노환규 대한의사협회 전 회장은 “의사라는 이유로 우리가 이 사회에서 존경을 받아왔는가? 의사라는 이유로 특혜를 받아왔던가? 보호를 받아왔는가? 의사라는 이유로 핍박받고 불안해하고 의사라는 이유로 수많은 책임을 져야하고 의사라는 이유로 이 자리에 서 있다.”고 말했다.

노 전 회장은 “제도를 바꾸려면 의사가 바뀌어야한다. 우리가 바뀌어야 제도가 바뀌고 정부가 바뀔 텐데 우리가 여전히 바뀌지 않는다. 나는 정부의 변화도 촉구하지만 회원들의 변화, 그 변화가 꼭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오늘 이 자리에서 플랜카드 한번 들고 규탄의 목소리를 한 번 높이는 걸로 끝내지 말고 잘못된 제도를 바꾸려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는 10만 의사가 됐으면 한다. 그때 진정한 제도의 변화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명서 낭독과 규탄 구호제창을 끝으로 집회는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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