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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소화기내과] C형 간염의 최신지견 (DAA 포함)

심재준 (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C형 간염의 최신지견 (DAA 포함)


현재까지 알려진 약 3,000여 종의 바이러스 중에 만성 감염 상태를 유지하는 바이러스는 매우 드물다. 대부분 감염 후 체내 면역 반응에 의해 제거되기 때문에 만성 감염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만의 독특한 전략이 필요하다.


만성 간염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바이러스인 B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B virus, HBV)와 C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C virus, HCV)는 독특한 만성 감염 전략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다루게 될 HCV는 HBV와 달리 세포질 내에서만 증식하며, 세포핵 내로 이동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RNA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DNA 바이러스인 HBV보다 불안정하여 체내 반감기가 짧은 편이다. 따라서 지속적인 감염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매우 활발한 증식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결국 바이러스의 증식을 확실하게 차단한다면 HCV는 체내에서 박멸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최근 HCV의 바이러스 생활사가 밝혀지고, 바이러스 증식에 필수적인 비구조 단백(nonstructural protein, NS)이 잘 알려지면서 NS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다양한 약제들이 개발되었다. 체내 면역 반응을 유도하여 항바이러스 작용을 나타내는 인터페론과 달리 바이러스에 직접 작용하는 항바이러스제이기 때문에‘direct acting antiviral agents (DAA)’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역학과 감염 경로


HCV는 전 세계적으로 약 1억 5천만 명 가량이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몽고를 포함한 중앙아시아 지역과 이집트를 포함한 북아프리카 지역의 유병률이 10% 이상으로 매우 높으며, 우리나라는 1% 미만이 감염된 것으로 추산된다. 남녀 감염률은 차이가 없으며, 나이가 증가할수록 바이러스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 유병률도 뚜렷하게 증가한다. 국내 40세 이상의 성인에서 약 1% 정도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역별로 유병률이 다른 특징이 있다. 이는 지역별, 연령별로 서로 다른 전염 경로를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HCV는 원내 집단 감염 사고의 주범 중 하나이다.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 해당 병원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에도 큰 상처와 충격을 줄 수 있는데, 최근 국내나 국외에서 발생하는 HCV 집단 감염은 잘못된 주사기의 사용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환자에게 약물을 투여하다가 약물이 부족한 경우 무심코 사용했던 주사기로 약물병을 찔러 약물을 뽑게 되는데, 이때 병 전체가 오염되게 된다. 이렇게 바이러스에 오염된 약물병을 다음 환자들에게 사용하면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원내 간호사 및 의료진은 정확한 주사기 사용 방법에 대해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HCV에 감염되면 약 70~80%의 환자들이 만성 간염으로 진행하게 되며, 3~4명 중 1명에서 간경변, 간암이 발생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인의 만성화율이 흑인이나 백인보다 낮을 것으로 추정하는데, 이는 체내 인터페론 반응과 관련된 인터루킨 28B 유전자 다형성과 연관된다.



DAA


HCV는 세포 내에서 RNA의 유전 암호 해독(translation)을 통해 “하나의 통” 단백질을 생산한다. 이 단백질은 세포 내에서 여러 개로 절단되어 바이러스 외피와 중심부(core)를 구성하는 구조 단백질과 바이러스 증식을 담당하는 비구조 단백질(NS)을 만든다. DAA란 바이러스 증식에 필수적인 비구조 단백(NS)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약물을 말하며, NS3/4A 단백분해효소(protease)와 바이러스 assembly를 담당하는 NS5A 단백, 그리고 유전자 복제를 담당하는 NS5B 중합효소(polymerase)가 대표적인 NS이다.


1. NS3/4A 단백분해효소 억제제(protease inhibitor, PI)
NS3/4A 단백분해효소 억제제(protease inhibitor, PI)는 어미가 “프레비르(~previr)”로 끝나는 약물이다. 매우 적은 농도로도 강력한 단백 억제 효과를 보이지만 유전자 1형에만 효과를 보이고, 단독으로 사용하였을 때 내성 돌연변이 발생이 높아 유전자 장벽(genetic barrier)이 낮은 편이다. 초기에 출시되었던 테라프리비르(telaprevir)와 보세프리비르(boceprevir)는 반감기가 짧아 여러 번 투약해야 하고 다른 약물과 상호작용이 심해 더 이상 사용되지 않고 있으며, 이를 극복한 차세대 PI들이 출시되어 있다.


국내에서는 아슈나프레비르(asunaprevir, 상품명: 순베프라)가 유일하게 시판되어 사용되고 있다(Table 1). 하루 100 mg(1캡슐)을 식사와 관계없이 12시간마다 복용하며, 간에서 배출되기 때문에 만성 콩팥병 환자에서도 용량 조절 없이 사용 가능하다. 단, 투석을 고려하는 매우 심한 콩팥병 환자에서는(사구체 여과율 <30 mL/min) 하루 1회 복용한다. 드물지만(3~4%) 심한 간손상 유발 가능성이 있어 비대상성(decompensated) 간경변 환자에서는 사용하지 않으며, 초기 3개월간 2주에 1번 간기능 검사를 시행한다. 주로 간에서 대사되며 CYP3A, p-glycoprotein (P-gp), OATP 1B1, 2B1을 통해 처리되므로 약물상호작용 가능성이 높은 약물이다.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 약물은 <Table 2>에 정리하였다.





2. NS5A 억제제
이 약제들은 어미가 “아스비르(~asvir)”로 끝나는 이름을 갖는다. 매우 적은 용량으로도 강력한 바이러스 증식 억제 효과를 보이며, 유전자 1형에서 6형까지 모든 유전자형에 효과를 보인다. 그러나 유전자 장벽이 낮아 단독으로 사용 시 내성 돌연변이 발생 위험이 있어 다른 계열의 항바이러스제와 병합하여 사용한다.


국내에서는 다클라타스비르(daclatasvir, 상품명: 다클린자)가 현재 시판되고 있으며, 60 mg(1정)을 하루 1회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한다. 간에서 주로 CYP3A에 의해 대사되어 만성 콩팥병 환자에서도 용량 감량 없이 사용 가능하다. 국내 허가된 다른 약제로 레디파스비르(ledipasvir)가 있으며, 주로 유전자 1형에 작용하며, NS5B 억제제인 소포스부비르(sofosbuvir)와 단일 복합제 제형(sofosbuvir + ledipasvir, 상품명: 하보니)으로 출시되어 있다.


3. NS5B 억제제
크게 두 종류의 억제제가 있다. 뉴클레오시드 계열의 NS5B 억제제인 소포스부비르(sofosbuvir, 상품명: 소발디)와 그 외 다른 계열로 베클라부비르(beclabuvir), 다사부비르(dasabuvir)가 있다. 어미가 “부비르(~buvir)”로 끝나는 명칭을 갖는다. 뉴클레오시드 계열인 소포스부비르는 중합효소의 작용 부위를 타겟으로 하기 때문에 이 부위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중합효소의 기능을 소실하므로 내성 위험이 적어 매우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항바이러스 효과를 나타낸다. 또한 유전자 1형에서 6형까지 모든 유전자형에 동일하게 항바이러스 작용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 뉴클레오시드 계열이 아닌 베클라부비르와 다사부비르는 유전자 1형에만 작용하고 내성 발생률도 높아 다른 계열의 약물과 반드시 병용하여 투여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는 소포스부비르만 출시되어 사용 가능하다.


소포스부비르는 400 mg(1정)을 식사와 상관없이 하루 1회 투여한다. 주로 신장을 통해 배설되기 때문에 사구체 여과율이 30 mL/min 미만이거나 투석을 하는 경우 투여할 수 없지만, 사구체 여과율이 30 mL/min 이상인 경우 용량 조절 없이 투여가 가능하다. 간기능장애는 혈중 농도에 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용량 조절 없이 투여할 수 있다. 자세한 기전은 알려져 있지 않으나 아미오다론(amiodarone)과 병용 시 심각한 서맥을 유발할 수 있어 병용 금기이다. 항전간제와 항결핵제(rifampin 계열)는 소포스부비르의 약물 농도를 감소시킬 수 있어 병용 금기이다.



진단과 치료 결정


C형 간염이 의심되면 확진검사로 HCV RNA 정량검사를 시행한다. C형 간염 항체(anti-HCV) 양성이더라도 혈액에서 HCV RNA가 음성인 경우는 과거 감염 혹은 항체검사의 위양성이다. 급성과 만성 C형 간염은 감염 후 6개월 이전과 이후로 구분하나 임상적 구분은 쉽지 않다. 감염 병력, 과거력, 증상 및 혈액검사 수치 변화를 기초로 급성과 만성 간염을 구분하게 된다. 급성 C형 간염은 자연관해 가능성(20~50%)이 있으므로 12주 정도 경과를 관찰할 수 있다. 페그인터페론 12주 혹은 DAA 요법(만성 간염에 준하여)을 고려할 수 있다.


C형 간염이 확진되면 유전자형 검사를 시행한다. 유전자형에 따라 치료 약제와 기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유전자 1b형은 아슈나프레비르(asunaprevir)와 다클라타스비르(daclatasvir) 병합요법의 대상이 되며, 24주간 치료한다. 1b형과 1a형 모두를 치료할 수 있는 조합은 소포스부비르(sofosbuvir)/레디파스비르(ledipasvir) 복합제의 단독요법이다. 하루 1회 식사와 상관없이 투여하며, 제산제나 위산분비 억제제는 흡수율을 감소시킬 수 있어 병용하지 않도록 한다. 또한 항부정맥제인 아미오다론(amiodarone)은 병용 시 심각한 서맥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병용 금기이다. 유전자 2형은 소포스부비르와 리바비린 병합요법으로 12주간 치료한다. 소포스부비르(sofosbuvir) 400 mg 1정을 식사와 상관없이 하루 1회 투여하며, 리바비린(ribavirin)은 체중 75 kg 미만인 경우 하루 1,000 mg을 2회로 나누어 식사와 함께 투여하며, 75 kg 이상인 경우 하루 1,200 mg을 2회에 나누어 투여한다. 유전자 3형은 국내에서는 매우 드물며, 소포스부비르와 리바비린을 24주간 병용하거나 다클라타스비르와 소포스부비르를 12주간 치료한다.


치료 여부를 결정하기 전 간기능 검사와 간 영상검사(초음파 검사나 CT 검사)를 통해 간부전 위험 여부를 확인하며, 간세포암 동반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아슈나프레비르(asunaprevir)와 다클라타스비르(daclatasvir) 병용요법을 고려하는 경우 NS5A 부위의 L31과 Y93 위치의 돌연변이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국내 건강보험에서는 약제의 보험 승인을 위해 사전에 resistantassociated virus (RAV) 검사 결과를 요구하고 있으며, 국내 환자 8명 중 1명 꼴로 이 돌연변이종을 가지고 있다.


복수나 간성뇌증, 정맥류 출혈 등이 동반된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는 페그인터페론이나 아슈나프레비르와 다클라타스비르 병용요법이 불가능하다. 기존 DAA 요법에 리바비린을 추가하거나 치료기간을 2배 정도 연장하여 치료한다. 이 경우 치료비용뿐만 아니라 간부전 합병증 가능성이 높으므로 가능한 상급병원으로 전원하여 치료 받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C형 간염 치료의 전망


C형 간염은 이제 완치가 가능한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는 치료 전 유전자형이나 과거 치료 여부, 간경변 동반 여부를 확인해야 하므로 C형 간염 유병률이 높은 저소득 국가에서는 현재의 치료 방법을 적용하기가 어렵다. 유전자형이나 간경변 동반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C형 간염 환자에서 진단 즉시 하루 1번 투여하여 3개월 이내 완치할 수 있는 약제가 나온다면 일차의료 시스템에서도 충분히 C형 간염을 정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소포스부비르(sofosbuvir)와 NS5A 억제제인 벨파타스비르(velpatasvir) 복합제가 3상 연구를 마치고 미국식약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ASTRAL 연구로 진행된 이 복합제의 성적은 매우 놀라울 정도이다. 간경변을 동반한 유전자 3형을 제외하고 모든 유전자형에서 하루 1회 12주간 복용하였을 때 99%에 가까운 완치율을 보였다.


향후 경쟁적으로 약제들이 출시되고, 특허 문제가 해결되면 고가의 약제비도 지불 가능한 수준으로 크게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제는 개원가에서도 C형 간염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일차 의료기관에서도 C형 간염 치료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새롭게 출시되거나 보험 적용이 되는 약제들에 대해 숙지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원내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의료기관들은 주사기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겠고, 보건행정 기관은 지역사회에서 무자격자에 의한 감염을 막기 위해 고위험 및 관혈적 시술을 적극적으로 감시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비록 현재는 높은 치료 비용이 장벽이지만 국내 우수한 의료진들과 전국민 건강보험시스템이 잘 협력하여 노력한다면 국내 C형 간염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정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출처: 디아트리트 VOL. 16 NO. 2 (p6304-6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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