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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컨설팅

의사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따라 환자 만족도가 달라진다

심정아 (세마 그룹 컨설팅팀 부원장)










“진료 보는 내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어 평소 내가 환자를 보는 모습이 저렇구나 알 수 있었고, 내가 하는 말 한 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환자들의 반응을 또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어 좋았다.”

“환자 혹은 보호자의 관점에서 보게 되니 색달랐고, 좀 더 환자를 생각하는 의사가 되어야겠다는 다짐과 반성의 계기가 되었다.”

“영상 촬영과 전문가의 코칭을 통해 진료 중 나의 나쁜 대화 습관을 고치게 되었고, 늘 고민이었던 환자와의 대화 기술을 알게 되어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다.”


-‘Best Dr. 친절한 의사되기’프로젝트 참여 의사 소감-



필자는 컨설팅을 하고 있는 병원의 의사 대상으로 ‘Best Dr. 친절한 의사되기’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대구지역 100여 명의 의사, 교수진들을 만나 두 번에 걸친 진료 영상촬영과 1:1 개별 코칭을 진행하여 의사와 환자간의 대화를 분석하였다. 촬영과 피드백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여서인지 참여한 의사들의 첫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촬영된 영상 속 진료를 보는 자신의 모습과 차트를 보느라 볼 수 없었던 환자와 보호자의 모습을 보면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되었다는 긍정적인 의견을 주시며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또한 필자에게는 개별적인 의사의 대화 스킬 개선뿐 아니라 다양한 진료과목의 의료진 특징과 내원한 환자들의 각양각색의 특징을 알 수 있게 되어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

현재 대한민국의 많은 의사들의 대화 스킬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TV나 대중매체를 통해 비춰지는 의사의 모습은 대화의 기술이나 환자에 대한 배려가 다소 부족해 보인다. 필자가 만났던 의사들의 이야기를 들어 봐도 대화 패턴의 변화는 필요해 보였다. 아마도 의대, 인턴, 레지던트로 정해진 레일을 걷게 되는 의대 교육 특성 때문에 인간관계 기술 및 대화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았기에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필자의 경험상 대화 기술이 다소 미흡한 의사들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진다. 급한 성격 탓에 들어주는 태도가 미흡하거나, 성격이 무뚝뚝하다 보니 잘 설명해주기보다는 침묵으로 일관해 버리는 유형! 이 두 가지 컨셉 모두 환자와 원활한 대화가 이뤄지기 힘들므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병원도 의료서비스업으로 바뀌었고 21세기 감성의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의사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얼마나 환자와 효과적으로 대화하는가이다. 효과적인 대화가 진료의 결과와 환자 만족도도 높여주며, 결국 병원을 더 잘되게 하는 지름길로 안내하기 때문이다.

효과적인 대화, 원활한 소통! 어떻게 해야 할까?

1.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의사와 환자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선 먼저 자기 자신부터 변해야 한다. 필자를 만나 코칭을 받고 변한 많은 의료진의 말처럼 말이다.

2. 그 다음 다양한 경험과 습관을 통해 자신만의 커뮤니케이션 스펙트럼을 넓혀 보자. 다양한 환자군을 분류하고 그에 따라 대화 전략을 달리해 보는 것이다.

3. 자기만의 환자 응대 매뉴얼도 만들어보자. 이미 환자 응대 베테랑인 의사의 경우, 자신만의 환자 응대 매뉴얼을 토대로 환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높은 진료 만족도를 이끌어 내며 승승장구하는 병원을 만들어 가고 있다. 잘되는 병원의 이유, 의사의 대화 속에서 찾을 수 있다.

4. 마지막으로 원활한 대화를 위한 환경적 요인, 간접 요인들을 잘 활용해 보자.
예를 들어 환자의 말이 너무 길어 언제 말을 끊어야 될지 고민이 된다면 평소 담당 간호사와의 신호를 만들어 두는 것이다. 환자의 말이 길어질 때 즈음, 적절한 시기에 담당 간호사가 들어와 “원장님, 다음 환자 기다리고 계십니다” 혹은 “예약 환자 대기 중이십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물론 정중하고 매너 있는 말투로 말이다. 어떤가? 자연스럽게 대화의 흐름이 멈춰지지 않겠는가? 평소 내선이나 메신저로 메시지를 주고받지만 이러한 특수 상황에서는 간호사가 직접 들어와 감초 역할을 해준다면 의사의 고민이 한결 가벼워질 것이다.

많은 논문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 요즘은 의사가 진료를 잘 보는 기술적인 차원을 넘어 얼마나 나에게 맞는 진료를 해주느냐의 감성적 측면이 강조되고 있으며, 개인적 관심 또한 병원의 선택 기준이 되고 있다. 따라서 환자와 의사간 대화의 질과 수준은 의사와 환자 서로간 신뢰감을 형성하고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대화의 내용이 지나치게 신체적 불편과 고통에 대한 감정적 호소에 편중되어 의사가 진단·진료를 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기에는 고통의 표현에만 치중되어 있어 의사는 정확한 진단에 어려움을 겪는다. 다시 말해 ‘웜하트(Warm heart)’란 이성보다는 감정을 앞세우는 환자의 의사소통 스타일을 지칭하지만, 의사는 가급적 감정을 지양하고 의학지식을 수행하는 ‘쿨헤드(Cool head)’의 역할을 담당한다. 이처럼 커뮤니케이션 참여자 간의 가치의 준거 틀이 다르므로 커뮤니케이션의 의미적 갈등이 예견되는 난해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의사와 환자 간의 의사소통 장애요인 유형은 서로간의 ‘프레임’이 달라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리학에서 프레임(frame)이란 ‘세상을 보는 마음의 창’이라는 의미다. 프레임은 개인이 어떤 문제·사물·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필자는 의사와 환자간 ‘프레임’의 차이가 대화의 장애요인이자, ‘프레임의 변화’로 대화의 장애요인들을 일부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파서 오는 힘없는 사람, 오늘도 나를 고달프게 만드는 고객, 나의 말 한마디와 손길이 너무나 절실한 환자. 아마도 바라보는 프레임에 따라 환자를 대하는 마인드가 달라 질 것이고 다가가는 행동과 말투의 변화도 있을 것이다. 오늘부터라도 환자를 바라보는 프레임을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의사를 바라보는 환자의 프레임 또한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며, 또한 우호적으로 변한 환자는 적극적으로 진료에 참여할 것이고, 치료의 결과 또한 긍정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의사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따라 환자 만족도가 달라진다

‘뭐라고 말해야 환자가 잘 알아들을 수 있을까?’
‘어떻게 말해야 환자가 잘 기억할까?’
‘설명 다 했는데 못 알아들었다며 또다시 설명해 달라고 하네…’


많은 의사들이 필자에게 물어보는 고민들이다.
미국 심리학자 엘버트 메르비안의‘메르비안 법칙’에 의하면 커뮤니케이션 구성요소로, 시각, 청각, 언어적 요인이 있으며, 시각적 요인으로는 표정이나 바디랭귀지 및 용모와 복장, 청각적 요인으로는 음성, 언어적 요인으로는 언어 그 차제를 의미한다.

이 중 언어적 요인은 7%에 불과하며 청각적 요인인 목소리의 톤, 억양, 속도 등은 38%, 그 무엇보다도 시각적인 요인으로 비언어적 행동(표정, 몸짓 등)이 55%나 차지하여 대화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말을 할 때 신경 쓰는 것은 말의 내용이라고 한다. ‘저 사람과 무슨 말을 해야 되지?’, ‘신뢰감을 주기 위해서는 어떤 말을 해야 되는 거지?’ 등 무슨 말을 할지를 고민하지만 먼저 고민해야 될 부분은 내 모습이 어떻게 보이고, 나의 목소리가 어떻게 들려지라는 것이다. 그 사람의 태도나 생김새, 몸짓 그리고 목소리가 더 인상적으로 기억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해 말의 내용은 잘 몰라도 우리의 표정과 몸짓, 언어, 목소리가 대화의 내용을 상대방에게 이해시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언어적 측면은 대화의 신뢰감과 바로 연결되며, 신뢰감을 주는 대화를 위해서 중요한 부분이 바로 비언어적 대화 요소임을 기억하자.

첫 번째 비언어적 대화 요소는 바로 ‘아이컨텍’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환자와 같은 표정으로 같은 감정으로 바라보라는 것, 즉 ‘Mirring Effect’이다. 사람들이 나와 공통점이 있는 상대방에게 호감을 느끼고 유대감을 형성하고자 하는 공감 효과라 할 수 있겠다.

진료 커뮤니케이션 세미나를 진행하던 중 교수님 한 분이 질문을 하셨다.

“진료 중에 아이컨텍을 하긴 하는데 환자가 나를 무서워하는데 어떻게 합니까? 웃어도 봤는데 소용없던데요…”

그 질문에 대답을 드리고자 교수님께 가까이 다가가 말씀드렸다.

“교수님~ 그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강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교수님과 아이컨텍을 하며 저는 느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상대와 대화를 하실 때 눈을 전혀 깜빡이지 않으시네요? 안 그래도 이목구비가 뚜렷하게 잘 생기셨는데 눈을 깜빡이지 않고 뚫어져라 환자분을 바라보셨으니 잔뜩 겁이 날 수밖에 없었을 것 같습니다. 아마 그 환자분은 교수님의 눈빛을 이렇게 느끼며 주눅이 들었을 겁니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진실만을 고하세요’, ‘이제 얘기 다 들었으니 빨리 나가세요’, 어떠세요? 교수님~”

나의 말을 들은 교수님께선 얼굴이 벌게지시며 말씀하셨다

“허허! 제가 그랬나요? 그저 아이컨텍이 중요하니깐 열심히 해본 거였는데… 단순히 웃는 것만의 문제가 아니였네요… ”

“네~ 교수님 말씀이 맞습니다. 아이컨텍은 환자와의 공감을 위한 중요한 수단입니다. 하지만 교수님 말씀처럼 미소를 지으시더라도 눈빛의 감정을 환자의 감정과 함께해주시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눈 깜빡임의 횟수조차도 같이해주시는 겁니다. 아마도 환자는 교수님의 공감 신호에 크게 감동할 것입니다.”

두 번째는 비언어적 대화 요소는 ‘몸의 기울기’이다. 마음의 기울기는 몸의 기울기라는 말이 있다. 나는 환자에 대한 마음을 얼마만큼 몸을 기울이고 바라보며 표현하고 있는가? 진료실에서 의사가 진료를 보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보면 두 가지를 발견하게 된다. 첫 번째는 바로 의사 스스로의 모습이고, 두 번째는 환자와 보호자의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사실 진료 중에 의사가 모니터와 챠트를 볼 때는 환자의 시선과 행동들은 알 길이 없다. 하지만 영상을 통해 보면 의사, 환자, 보호자, 직원 모두의 시선이 어디를 집중하고 있는지 자세는 알 수 있어 의미가 있다.

환자가 의지가 있고 관심이 많을수록 몸의 기울기는 의사와 모니터에 가까워져 있다. 이런 모습을 발견하였다면 이제부터 환자를 바라볼 때 몸의 방향을 환자에게 돌려 상체를 살짝 기울여 보자. 환자의 이야기를 들을 때나 검사 결과를 설명할 때 모두 통하는 소통방식이다.

세 번째는 언어적 대화요소로‘메아리 화법’이 있다.

“나도 그렇게 말이 많은 사람이 아니예요…”

모 대학 세미나 교육을 마치고 젊은 남자 교수님 한 분이 오셔서 물으셨다. 멀리서 걸어오시는데 이마에 말수 없고 조용한 모범생이라고 쓰여진 것 같았다. 본인도 말수가 적다며 도통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는데 어떤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면 좋겠냐는 것이다. 처방전을 드렸더니 며칠 후에 교수님으로부터 메일이 왔다.

“심강사~ 잘 지내시죠? 저는 덕분에 예전보다 진료를 더 신명나게 보고 있답니다. 메아리 화법을 활용하라! 저에게 딱!이었습니다. 환자의 말을 똑같이 따라 말하며 리액션을 해주었더니 환자분들의 표정도 바뀌고 말 없는 환자들도 술술 말을 잘 풀어내는 것입니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습니다! 나도 말이 술술 잘 나오고 환자들도 내 말을 잘 듣고! 고맙습니다.”

사실, 의사 유형별로 어려운 환자 유형은 다르게 나타났다. 말수가 많지 않은 교수님들은 말이 없는 환자가 응대하기 어렵다고 한다. 뭘 물어도 ‘네! 네!’ 그 속을 알 길이 없다. 또한 환자의 정확한 정보도 제대로 얻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묻고 대답만 몇 번 되풀이하다 환자는 어색하게 진료실을 나가게 된다. 진료시간 중의 정적이 어색하다는 말씀도 있었다.

지금 이 글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본인의 이야기라고 생각되신 선생님들은 바로 메아리 화법을 활용해 보자. 환자가 쓰는 단어를 그대로 따라 말하고 환자의 제스처 속도와 동작도 함께 따라해보며 자연스럽게 대화 분위기를 이끌어내 보자!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No Pain, No Gain” 고통 없이는 얻는 게 없다! 필자의 글을 보고 한번도 시도해 보지 않았던 대화 스킬들을 적용해 본다는 것이 고통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러한 순간들이 모이고 모여서 얻는 게 있으리라. 그것이 의술이 될 수도 있고 인술이 될 수도 있다. 앞으로 병원 서비스가 강조되고 환자 만족을 위해 많은 병원들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그 노력의 결과가 나타나기까지 한 가지만 기억해 보자.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가 얼마인지 아는가? 바로 사람의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거리라고 한다. 사람의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거리는 18인치(약 45 cm)이며 가슴에서 팔까지의 거리도 18인치이다. 그런데 이 18인치의 거리가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라고 한다. 머리에서 개념적으로 생각한 것이 가슴으로 전해지고 가슴의 동의를 얻어 머릿속의 개념과 가슴속의 하고자 하는 마음이 하나로 되는 것이 무척이나 어렵다는 뜻이다. 나아가 가슴의 이야기가 손과 말로 전해져서 실질적인 행동으로 표출이 되기까지의 시간도 무척이나 오래 걸린다.

우리가 커뮤니케이션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은 바로 이 마음에서 실행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기 때문이다. 몰라서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알기 때문에 한번 더 듣고, 한번 더 보고, 한번 더 말해 보자. 의사로서 매일 반복해서 행하는 것들을 모두 더하면 바로 그것이 그 병원의 모습이 된다. 이러한 반복된 행위들이 만들어 낸 습관은 절대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