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통증의학과] 통증의 기전·병태·치료의 최신지견

2004-11-25 13:48:44

   

한 경 림

아주의대 아주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Kyung-Ream Han, M.D& Ph.D.

Dept. of Anesthesiology & Pain Medicine,               

Ajou University Hospital,                             

Ajou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서 론

 

국제통증학회 (ISAP : 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Pain)의 정의에 의하면 “통증은 실질적 또는 잠재적인 조직손상이나 이러한 손상에 관련하여 표현되는 감각적이고 정서적인 불유쾌한 경험이다”라고 되어 있다.

 

이렇듯 통증은 감각적인 면과 정서적인 면을 가지고 있으며 상당히 주관적인 성격을 띤다. 객관적으로는 같은 자극에 대해서도 개개인의 반응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잠재적인 조직손상을 알리는 통증은 바늘에 찔리거나 불에 데이려는 순간에 느끼는 것과 같은 일차적인 통증으로 개체는 재빠른 굴곡반사(withdrawal reflex)를 일으켜 더 큰 조직 손상을 미연에 방지한다. 또한 골절상을 입었을 때 2차적인 통증에서와 같이 움직이면 통증을 더 느끼는 것은 움직이지 않아야 덜 아프고 뼈가 아물게 되는데 도움이 된다.

 

이와 같이 통증은 신체의 이상을 신속히 알리고 경고하는 중요한 방어기전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어적인 역할을 다한 뒤에 통증이 계속 남아있게 되면 이 통증은 만성 통증으로 되어 하나의 질병으로 된다.       

 

급성 통증과 만성 통증은 엄격히 다른 기전에서 오며 그 치료방법도 크게 다르다. 급성 통증은 질병이나 조직 손상의 증상으로서, 만성 통증은 질병 그 자체로 구분된다. 그러나 이러한 통증 환자는 다양한 측면을 가지고 있어 다과적인 접근 (multidisciplinary approach)이 필요하며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Pain center’ 및 ‘Pain clinic’에 종사하는 의사들은 마취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정신과, 구강외과, 심리학자등 다 과의 팀 구성을 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과를 막론하고 급ㆍ만성통을 호소하는 환자를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이며 이들을 정확히 진단하고 이들의 고통과 장애를 감소시켜 생활의 질을 높이고 사회로의 건전한 복귀를 증진시키기 위한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기 위하여 통증의 기전과 원인 및 치료에 대한 지식을 새롭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1차 의료기관에서 만성화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흔한 예와 쉽게 지나쳐버릴 수 있는 만성통증질환에 대하여 간략히 살펴보기로 한다.                    

 

 

통증의 역사

 

 ‘Pain’이란 어원을 보면 라틴어로 ‘Poena’로 punishment의 의미이며 고대 사람들은 통증은 악령(evil spirit)이 우리 몸에 들어와서 오는 것이고 이것에 대한 치료는 기도나 믿음이라고 생각했다. 고대 Aristotle시대까지만 해도 중추신경계나 말초신경계의 개념이 없었고 심장이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 등의 감각과 직접 연관되어 통증을 일으킨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 뇌가 감각의 중심이란 생각이 있어왔지만 여전히 Aristotle의 생각이 만연해 있었다. 17세기에 이르러서야 Descartes(1596∼1650)에 의하여 고대 Galen 물리학을 이어 뇌는 감각과 운동 기능을 담당하는 곳이고, 많은 수의 가는 실 같은 것이 모여 신경을 만들며 이것의 한쪽은 피부나 다른 조직에 있고 다른 한 끝은 뇌까지 연결되며, 긴 줄 끝에 매달린 종이 울리는 것처럼 말초에 가해지는 자극이 강한 속도의 물질의 움직임을 일으키며 이러한 움직임이 뇌와 연결된 줄을 흔들어서 감각 자극이 뇌에 까지 전달된다고 생각했다(Fig. 1).       

 

이러한 감각이 신경계의 전달에 의하여 뇌까지 전달된다는 생각은 18세기 까지는 심장이 감각의 중심이란 생각과 대립되면서도 점차 자리를 잡아갔다. 19세기 초에는 Bell과 Magendie에 의하여 척수신경의 후근은 감각을, 전근은 운동을 담당한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그 후 20세기 초까지 신경계는 각각의 감각 및 운동 등을 전달하는 체계를 특별히 가지고 있으며 통증을 주관하는 중심기관이 따로 존재한다고 생각했다(Specificity theory). 즉 감각 섬유들은 굵은 섬유(Aβ)는 촉각을 가는 섬유(Aδ, C)는 통증을 전달한다고 생각되었고, 통증을 전달하는 구심성섬유는 척수에서는 전외측에 존재하는 spinothalamic tract에 의하여 뇌까지 전달된다는 사실들이 밝혀졌다.

 

그 후 20세기 중반에 들어서면서 가는 섬유에서 일어나는 신경활성도의 축적(summation) 및 self excitiation에 의하여 통증이 지속된다고 주장하는 가설(summation theory)과 통증의 감각은 굵은 섬유의 억제에 의해서 조절되며 만성적으로 통증이 지속되는 상태는 굵은 섬유의 소실로 통증을 전달하는 가는 섬유의 억제가 소실되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었다(interaction theory). 그 이후 이러한 가설들을 바탕으로 1965년 대두된 것이 Melzack과 Wall에 의해 주창된 관문조절설(Gate control theory)이다. 즉 구심성 섬유에서 척수에 있는 뇌로의 신경전달세포로의 자극의 전도는 척수 후각의 관문 기전에 의하여 중재된다. 이러한 관문은 굵은 섬유와 가는 섬유의 활성도의 상대적 량에 따라 조절되는데 굵은 섬유는 전도를 억제(closes the gate), 가는 섬유는 전도를 촉진(opens the gate)한다.

 

이러한 척수의 관문은 뇌에서 내려오는 신경 전도의 영향을 받는데, 굵은 섬유는 빠르게 전도되는 섬유로서 하행성 섬유에 의해서 영향을 받으며, 이러한 과정을 거쳐 척수의 전도신경세포의 유출량이 역치 이상이 되면 통증의 action system을 활성화시킨다는 것이다. 여기에 통증의 동기, 정서, 인지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확대된 가설이 현재의 관문조절설이다(Fig. 2).

 

즉 통증의 위치, 강도, 기간 등에 대한 감각적인 분별 정도는 neospinothalamic tract을 통하여 뇌로 전달되며, 통증의 부정적 감정, 불유쾌한 정서등은 paleospinaothalamic tract을 통하여 reticular formation이나 limbic system의 활성도의 변화에 의하여 일어난다.

 

20세기 중반까지의 specificity theory에 근거한 통증의 전달체계는 신경계의 특수화된 구조와 생리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하여 말초에서 뇌까지의 통증전달과정은 일방적인 전달체계의 구조(straight-through push-button fashion)임을 중시한 반면에, 이러한 관문조절설을 바탕으로 한 가설은 통증의 정서적인 측면과 척수에서 굵은 섬유에 의하여 통증의 중재(modulation)가 일어나는 것을 설명하므로써 다양한 형태의 통증을 설명하는데 기초하고 있다.

 

20세기 말에서 21세기에 들어오면서 통증의 기전에 대한 연구는 눈부시게 발전되어오고 있으며 분자 및 세포 생물학적인 발전이 이루어지면서 침해수용체의 말초 부분과 척수 후각에서 일어나는 구심성 신경섬유의 정보의 복잡한 processing 과정들이 밝히면서 하나의 질환으로서의 통증의 개념이 세워지고 있다.

 

 

통증의 분류 및 기전

 

통증은 조직손상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려는 조기 신호이며 적응의 감각(adaptive sensation)이라 말할 수 있다. 정상적으로 무해한 자극(innocuous stimuli)에 대한 과감작(hypersensitivity)은 조직손상후의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 일어나는 통증은 침해수용성 통증(nociceptivie pain, Fig. 3a) 과 염증성 통증(inflammatory pain, Fig. 3b)이다.

 

반면에 통증은 신경계의 기능이상을 나타내는 비적응성(maladaptive)에서 올 수 있으며 이런 경우에는 말초와 중추신경계에서의 다양한 분자세포학적 기전을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의 통증을 나타내게되며 이러한 신경계의 이상을 동반하는 통증을 신경병증성통증(neuropathic pain, Fig. 3c)이라한다(Fig. 4). 

 

침해수용성 통증은 강력한 아픈 자극에 의하여 특수화된 고강도의 감각수용기구(Aδ, C-섬유)의 활성화에 의하여 느끼게 되는 통증이다. 이러한 고강도 감각수용기구는 저강도의 무해한 자극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많은 임상의사들은 침해수용성통증에 잘 훈련되어 있다. 자극 강도와 비례한 통증을 보이기 때문에 통증이 주관적인 성격을 띤다 하더라도 객관적으로 환자의 통증 상태를 이해하는 것이 어렵지 않고, 통증의 발현에 걸맞는 원인을 규명할 수 있으며, 통증은 그러한 원인을 알아내는데 하나의 증상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통증은 질병에 동반되는 증상에 불과하고 이러한 통증에 대한 적절한 진통을 하는 것은 질환의 진행 정도의 파악을 저해할 수도 있으며, 어차피 원인질환이 해결되면 그러한 통증은 사라질 것이므로 조금만 참으면 원인질환의 치유와 함께 통증도 없어질 거라고 믿고 통증의 경감에 큰 관심을 쏟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침해수용성 통증을 매개하는 침해수용기(nociceptor)의 기능은 조직의 손상, 감염, 신경계의 손상 등에 반응하여 변형을 가져오는데 침해수용기의 역치, 활성도(excitability)와 전도의 성상의 변화를 일으켜서 통증에 대한 감각과민과 자발통을 일으킨다. 이러한 변화가 말초 구심성 신경의 끝에서 일어나는 것을 말초 감작(peripheral sensitization)이라고 하며 이러한 감작이 일어난 후에는 정상에서는 통증으로 느껴지지 않는 저강도의 기계적 자극(low-intensity mechanical stimuli)에도 통증을 느끼게 되어 손상된 주위로 1차 감각과민(primary hyperalgesia)을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수술이나 일종의 손상(trauma)후에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Fig. 5).

 

염증반응은 손상된 세포와 거대세포, 림프세포, 비만세포와 같은 염증세포로부터 세포내 물질을 유리시킬뿐 아니라 침해수용성 자극은 신경원성 염증반응을 일으켜 구심성 침해수용성 섬유의 말초 종말에서 substance P. neurokinin A, calcitonin gene related peptide(CGRP)등을 유리시킨다.

 

이런 단백질의 유리는 감각신경섬유와 교감신경섬유의 흥분성을 변화시키고, 혈관 확장과 혈장 단백질의 유출(extravasation)을 가져오며 염증세포에서의 화학적 매개체를 유리시킨다. 이러한 염증매개체들의 상호작용이 일어나고 이들은 고강도 침해수용기를 감작(말초감작)시키게 된다(Fig. 6).

 

<Fig. 3b>에서 보이듯 고강도의 침해수용체는 말초에서 ‘sensitizing soup’ 혹은 ‘inflammatory soup’으로 불리는 화학물질들에 의하여 변화된다. 이러한 화학물질들은 손상된 조직에서 염증반응의 결과로 생성되거나 또는 교감신경계의 종말에서 유리된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무해한 자극(가벼운 촉각, light touch)에만 반응하는 저강도의 감각섬유에 의하여 통증이 유발되며 이러한 형태의 통증은 더 이상 조직손상을 알리는 신호로서의 기능을 넘어서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환자나 심지어 의사까지도 말초에서의 통증유발자극에 의해 통증을 느끼는 것으로 판단한다.

 

예를 들면 수술후 통증유발자극이 아닌 것에 의하여 통증을 느끼거나 발목을 삐끗한 후 수개월간 지속적으로 통증을 느낀다거나 대상포진의 피부병변이 치유된 이후에도 그 부위에서 지속적으로 통증을 느낀다거나 하는 등의 경우들은 이미 통증은 중추신경계의 변화를 동반하고 있다고 판단되어지는 것이고 이러한 상태들은 다양한 기전에 의해서 야기되는 것이다(Fig. 7).

 

<Fig. 7>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미 급성기의 통증이 지나 통증이 만성적인 형태로 진행되면 말초 및 중추신경계의 변화가 시작되고 이러한 변화가 비가역적으로 변하면 통증은 신경조직의 기능적 변화를 일으켜 일어나는 하나의 질환형태가 된다는 것이다.

 

크게 분류해서 말하자면 통증유발자극뿐 아니라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 자극에도 반응할 수 있게 신경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고 중추신경세포의 과감작(central sensitization), 굵은 섬유에서 통증유발자극을 전달하는 가는 섬유와 시냅스하는 중추신경세포로의 가지치기에 의한 구조변화와 굵은 섬유의 통증억제기능의 상실 등이 큰 원인이되는 것이다. 여기에 더불어 교감신경계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으며, 교감신경계는 신경손상이나 아주 적은 충격에도 활동성의 이상이 오며 이것이 지속되기도 한다(이런 상태의 통증양상을 보이는 것을 복합부위 통증증후군[complex regional pain syndrome], 과거에는 반사성 교감신경 위축증[reflex sympathetic dystrophy]이라고 불렀다). 또한 1차 구심성 섬유의 반응성을 변화시킬수도 있다.

 

실험연구에 의하면 정상적인 조직에서는 1차 구심성 섬유와 교감신경계와는 상호작용이 없으나 염증등의 조직손상이 일어면 교감신경섬유에서 유리되는 prostanoid에 의하여 1차 구심성 섬유의 말단은 감작이 일어나며 척수 후근 신경절로의 싹자람을 하여 상호 연관성을 보인다. 따라서 만성통증환자들 중에는 교감신경계차단이 통증경감에 도움이 되는 경우들이 있다.

 

 

대표적인 통증질환들

 

1. 근근막증후군(Myofascial pain syndrome)

일상에서 각 개인은 육체적, 감정적 긴장을 느끼며 이에 대한 방어기전으로 반응을 한다. 그래서 근육의 굳어지고(splinting, bracing) 혈관운동성의 변화(vasomotor changes)가 일어나며, 교감신경계의 활성도가 증가하고 혈장의 호르몬의 변화를 일으킨다.

 

이러한 특정한 곳의 굳어지고 긴장된 근육과 근막은 주위조직에 비하여 손상에 민감해지며, 쉽게 피곤이 오고 중추신경계로의 자체적인 절박감의 정보를 보내기 시작한다. 따라서 국소적인 운동 반사가 일어나며 통증유발점(trigger points, TPs)은 가지고 있는 여러 근육들은 점점 더 긴장되고 피곤이 오게 된다. 교감신경계의 반응은 혈관운동성의 변화를 TPs 주위에서 일으키게 하며 결과적으로 혈관 수축 후 국소 허혈이나 혈관확장 후에 혈관의 투과성(permeablility)의 증가를 가져와서 문제가 되는 세포의 세포외 환경의 변화를 일으키는데 그것이 bradykinin이나 PG과 같은 통증유발물질의 유리와 산도의 변화, osmotic change들을 일으켜 그 부위의 통각수용체의 감수성 및 활성도의 증가를 가져온다.

 

또한 교감신경계의 활성도의 증가는 불수의근육의 수축을 일으키고 이러한 변화들은 지속적인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여 통증은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상태의 지속은 환자의 전체적인 정서의 절박감을 가져오며 이러한 순환에서 feed back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상태에서 주위의 근육들로 통증이 퍼지게 되며 통증과 피곤의 stress는 지속적인 악순환의 고리를 이어가게 한다(Fig. 8).

 

통증유발점은 직접적으로 활성화되어 있는 상태에서 압통점으로 나타나며 연관통을 나타내기도 하고, 비활성화된체(Latent TPs)로 존해하는 경우도 많은데 어떠한 손상 후 수년 동안 지속될 수 있고 이것이 injury pool로 작용 하게 되며, 이러한 비활성화된 통증유발점은 아주 경미한 ROM의 결여와, 시린느낌, 쉽게 힘들어지는 것(quick fqtigability), 상지같은 경우 손놀림이 부자연스러운것 등의 증상으로 경미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 또 다른 형태의 손상이나 stress가 같은 segment에 가해지면 latent TPs는 활성화(flare-up)가 일어나면서 심한 통증과 지속적인 부종, 심한 ROM의 감소, 회복의 지연등이 있어난다.

 

심지어는 춥거나 더웠을때, 오랫동안 오한(chilling)을 느꼈을 때(에어컨이나 차갑고 습한 날씨)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flare-up 될 수 있다. 대부분의 이러한 latent TPs를 flare-up 시키는 선행요소(precipitating factor)들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활동들에서 온다. 흔하게는 높은 구두를 낮에 신고 저녁에는 굽이 없는 슬리퍼를 신고 생활 한다던지, 일하는 책상이 너무 낮다던지, 너무 높은 의자에 앉아있다던지, 비행기나 차를 타고 진동이 동반되는 상황에서 정신적인 긴장이 심했고, 무거운 물건을 옮겼다던지하는 일들에서, 혹은 쇼핑을 하는데 가죽구두를 신고 매우 미끄러운 바닥에서 오래 걸었다던지 하는 등의 상황들이 latent TPs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요소들이다.

 

이러한 근근막증후군의 통증은 주로 어깨 및 상지, 허리 및 하지에서 느끼게 되며 특별한 1차적인 원인 없이 생기는 경우와 척추의 추간판탈출증, 척추관협착증, 신경포착증후군등의 일차질환에 따르는 증상으로 생길 수 있으므로, 선행되는 다른 질환이 없는지는 감별을 요한다.

 

치료로는 원인이 되는 요소를 찾아서 교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며, 통증유발주사, 경막외신경차단요법, 근육자극술등이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른 근골격계질환과 마찬가지로 환자의 교육이 필수적이며 바른 자세, 적당한 운동, 체중관리, 스트레스해소 방법 등에 대한 교육이 치료에 가장 중요한 점이라 할 수 있다.

 

2. 복합부위 통증증후군

(Complex regional pain syndrome ; CRPS)

1986년 국제통증학회(IASP)의 정의에서 “causalgia는 신경손상에 의한 통증이며, RSD(reflex sympathetic dystrophy)는 신경의 큰 손상이 없는 골절 등의 외상 후에 교감신경의 과긴장을 동반한 사지에서 일어나는 지속성 통증이다” 라고 하였지만 임상적으로 명확한 구별은 어렵다. 말초신경 손상에 의해 만성적인 통증이 발생하면 이러한 통증은 일반적으로 난치성이고 여러 가지 치료에 잘 듣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조기부터 치료를 시작하는 일이 중요하다.

 

CRPS의 임상양상은 변화가 많아 손상 직후 혹은 손상 수시간 후에 나타나는 것에서 수일에서 수주간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병의 진행양상에 따라 I 기는 원래의 외상에 관계되어 발생하고 이 시기에는 환자는 뜨끔뜨끔, 욱신욱신거리는 또는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끼고 사지에 종창, 부종을 나타내며 발적, 열감이 있다. X선 사진에서는 초기에는 특별한 이상이 없으며 기계적 자극, 특히 한랭에 의해 유발되는 통각과민이 많다. 감정적인 자극도 통증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II 기는 수상 약 3개월경 후부터 통증은 격심해지고 쑤시는 듯하고 압박하는 것 같은 광범위한 통증이 된다.

 

피부는 서서히 창백하고 건조해지고, 피하조직은 위축되어 피부선이 소실되고 부종은 경화되어 관절위축이 생긴다. 골위축도 진행되어 X선상 미만성 골조송증 소견을 보인다. III기는 통증의 악순환이 성립되어 어떤 치료에도 통증은 저항성을 보인다. 통증, 근위축, 관절구축 등으로 이환 사지의 기능이 없어진다.

 

세계적으로 통일된 진단기준은 없으나 이질통, 통각과민, 작열통 등의 감각이상과 부종, 피부색조, 체모의 변화, 발한의 변화, 이환지의 온도변화 등의 교감신경계 이상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내려질 수 있다. 진단은 상세한 문진과 체열 촬영에 의한 피부온도의 변화, X선 촬영에 의한 골위축상, 골 스캔 등이 있으며, phentolamine검사나 국소마취제를 이용한 교감신경치료로 교감신경계의 관여 유무를 검사한다.

 

치료는 신경블록요법, 약물요법, 기능적 재활치료, 정신적 재활치료 등이다. CRPS는 통증환자 중 치료에 있어 가장 어려운 질환으로 CRPS 발생의 예방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따라서 신경손상이나 외상을 받은 시점에서부터 CRPS 발생을 방지하려는 대책(적절한 진통제, 교감신경 및 신경의 과민성, 감수성발생에 대한 치료 등)을 염두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CRPS는 교감신경성뿐만 아니라 체성 신경성으로도 통증이 동반되기 때문에 교감신경치료 및 체성 신경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3. 대상포진감염 및 대상포진후 신경통

대상포진은 소아기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 zoster virus)의 초감염(수두)후에 이 바이러스가 지각신경을 통하여 척수후근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의 저하(노령화, 악성 종양, 장기간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는 환자, 골수이식, 악성 림프종, 백혈병 등)에 따라 재활성화되어 침범된 신경분절을 따라 피부에 수포발생과 통증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대상포진은 자연 치유되는 것이지만 피부 병변의 치유 후에 대상포진후 신경통으로의 이행은 가장 심각하고 흔한 합병증이다(나이와 무관하게 15~20%, 60세 이상에서는 약 반수이상의 환자에서 발생) 이미 대상포진후 신경통으로 이행된 경우에는 통증은 신경병증성(neuropathic pain)으로 되어 치료하기 어려운 상태가 된다. 따라서 대상포진의 치료는 대상포진후 신경통으로 넘어가지 않는 예방적 측면이 강조되어야 하고 이것이 대항포진의 급성기의 신경블록이 중요한 이유이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행하는 것에 관련된 예후인자로는 나이가 많을수록, 발생부위로는 삼차신경영역(안와신경)에 이환된 경우, 피부발진의 중등도(피진이 중증이면 비교적 젊은 층이거나 삼차 신경영역이외의 대상포진일지라도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의 이행가능성이 높다)등이 관여한다.

 

급성 대상 포진통의 치료에는 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 항바이러스제, 신경블록요법 등이 있으며, 피부발진이 생긴 2∼4일 내의 신경블록요법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의 이행을 20∼25% 정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조기의 신경블록요법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실제로 급성기 대상포진(피부병변이 치유되기 이전 상태, 대개는 피부병변 발생 후 1주일 이내)환자의 신경차단요법(경막외차단, 신경근차단, 말초신경차단, 교감신경차단등)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이행을 막는데 현저한 효과가 있으며, 만성적인 통증으로 이행된다 하더라도 통증의 강도의 감소를 가져오므로서 저자의 경험으로 약 95% 이상의 환자의 만족을 가져온다고 할 수 있겠다.

 

대상포진후 신경통은 피부 혹은 심부의 통증과 지속적 혹은 간헐적 통증으로 나타난다. 지속적 통증은 따갑고, 쑤시고, 찌르는 듯하며 박동성인 반면, 간헐적 통증은 예리하고 전기가 오는 것 같고 찢어질 것 같다고 표현되는 통증이다. 통증부위의 감각은 둔해져 있는 경우가 많으며, 약 반수에서는 경미한 피부자극에 의해 이상감각이나 이질통(옷깃만 스쳐도 아픈 통증이라고 흔히들 호소한다)을 나타낸다. 이러한 대상포진후 신경통의 치료로 신경치료(신경근 치료, 말초신경 치료, 교감신경 치료)와 더불어서 약물요법(항우울제, NMDA 수용체의 길항제)을 시행한다.

 

 

만성 통증 환자의 정신적인 측면

 

만성 통증 환자들은 사회적, 가정적, 문화적, 교육적, 종교적 배경에 따라 통증에 대한 여러가지의 다른 심리적인 양상을 보인다. 만성 통증이 지속되면 점차 심리적인 긴장감, 불안감, 절망, 분노 등이 가중되어 수면장애, 우울증 등 정신 신경적인 문제를 일으키게 되고 통증을 받아들이는 대뇌에서의 인식과정의 변화로 원래의 신체적 통증이 차츰 치료하기 어려운 전형적인 만성 통증병의 형태를 이루게 된다.

 

따라서 신체적 통증의 치료 후에 진찰상 뚜렷이 향상된 소견을 보여도 환자 자신은 그에 비례한 만족과 향상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만성 통증 환자의 이해에는 심리적인 면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심리적 통증 형성의 기전은 다음과 같다.

 

1. 정신 생리학적 기전 (Psychophysiological : Psychosomatic)

긴장이나 불안 등에 의한 심리적인 압박으로 인해 생기는 2차적인 신체 증상으로 근육 긴장, 혈관 및 혈류 위축, 내장기능의 저하 또는 신경자극 물질의 분비 등으로 생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그에 따른 여러 가지 병변이 생기게 되는데 긴장성 두통, 신경성 위궤양, 협심증 등이 여기에 속한다.

 

2. 습득 기전 (Learning : Operant mechanism)

지속적으로 통증을 갖게 될 때 환경적인 여러 요인들에 의해 형성되는 것으로 환자는 통증에 대한 주위 사람들의 반응에 의해 스스로 배워 형성되는 통증습관(pain behavior)을 보이는 것이다. 예를 들면 통증을 호소할 때마다 지나친 위로와 동정을 보이면 후에 그와 같은 위로나 동정을 유발하기 위하여 통증의 정도에 상관없이 습관적으로 심한 통증을 호소하게 되는 경우이다.

 

3. 정신 신경학적 기전 (Psychologic : Psychogenic)

정신내의 요구와 외부의 상황에 대한 갈등에 의해 생기는데 주로 심각한 정서적 불안이나 공포 등으로 신체 일부에 어떤 이상이 있는 것으로 믿게 되고 그에 따른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이다 (somatoform disorder).

 

4. 정신병적 기전 (Psychiatric)

정신분열증이나 전환 신경증(conversion hysteria) 등에서 지속적인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이다(somatization disorder).

 

 

만성 통증 환자의 치료법

 

1. 약물요법

약물은 각 약물의 기본 효과인 소염, 근육이완, 항우울, 항불안 등을 위해 주로 사용한다. 만성 통증 환자의 진통제 사용은 가능하면 선별하여야 하는데 진통만을 위한 약물사용은 여러 가지 면에서 환자의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으며 심리적으로 통증 습관이 심해지고 어떤 약물에건 쉽게 습관적인 상용을 유발해서 치료가 매우 어렵고 진통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져도 통증의 구조 및 기전이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소염제는 만성적인 염증과 급성염증의 치료를 위해 사용하며 근육이완제는 신경반사나 그로 인한 근육의 경련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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